文정부 간판 민관합동기구 '4차산업혁명위원회' 결국 역사속으로

기사등록 2022/07/15 16:59:34

[과기정통부 업무보고]

과기부, 관련 위원회 28개 중 4차위 등 11개 폐지 보고

"데이터3법 문제해결 등이 성과

"강력한 권한 없어 제대로된 리더십 발휘 못해" 지적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2017.10.1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조직으로 설립됐던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가 결국 폐지된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 '규제 철폐' '신구 산업 갈등' 등 사회적 현안들을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출범했지만, 법적 실행권한이 없는 위원회 구조의 한계 등으로 제대로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통해 과기부 관련 위원회 총 28개 중 4차위 등 11개를 폐지하는 안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각 부처 업무보고를 거쳐 위원회 개편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당시 최대 화두였던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총체적 변화에 대응해 내달 21일까지 5년간 한시적으로 관계부처 장관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그리고 민간위원이 참여해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전략과 정책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부처간 정책을 조정하는 4차위를 신설했다.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미래 기술 산업의 최고 민관 컨트롤타워라는 막중한 짐을 지고 출범한 것이다.

4차위는 출범 이후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모빌리티 공유경제 갈등 해법 등 민감한 현안 주제들이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찾는 공론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후반부에는 AI(인공지능) 범국가 위원회와 데이터정책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안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부처가 얽혀있는데 강력한 실행 권한이 없어 자문기구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마지막 4차위 위원장을 맡았던 윤성로 서울대 교수는 "4차위가 아무래도 예산이나 아니면 실행력 이런 것들이 있었으면 조금 더 효과적인 조정이나 이런 것들이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서는 새정부가 강력한 정책 조정 권한을 보유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디지털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등 혁신의 예측가능성 제고해야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3.28. kmx1105@newsis.com
4차위 위원장을 민간 인사들에게 단독으로 맡겼던 것도 아쉬움으로 꼽히고 있다. 민간 위원장이 혁명에 비유할 정도로 기존 관습이나 제도를 혁신해 미래 산업 설계도를 마련하고 집행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4차위 출범 초창기부터 장관들 회의 출석률이 낮아 국회에서 지적받는 일이 생긴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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