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오를란-10 등 자국 드론多…전쟁 중 손실, 제재로 제작 어려움
드론 시장 두각 나타내는 이란…전략 드론 100기 보유 국제사회 과시
美 전문가 "러, 이란 드론 도입 시 우크라 깊숙한 곳 공습 능력 갖출 것"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이란은 러시아에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UAV)를 포함해 최대 수백대의 UAV를 신속히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 사용법 교육까지 준비를 마친 상태며, 이르면 이달 초 러시아 군을 상대로 한 이란의 첫 드론 교육이 시작될 수 있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예상했다. 이란이 최근 이런 드론 무기를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 예멘의 후티 반군에도 제공했다고도 했다.
백악관 발표 직후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일부 정교한 기술에서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현재로서는 특별한 진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이란 방문 과정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드론 지원 내용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살린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는 러시아는 독자적인 드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란의 드론은 지난 4개월 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손실을 입은 러시아 무기 체계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부터 드론 개발을 서둘러 온 러시아는 ▲정찰용 드론 오를란-10(Orlan-10) ▲배낭에 넣을 수 있는 자폭용 소형 드론 잘라키브 ▲대형미사일 탑재 공격용 드론 크론슈타트 오리온(Kronshtadt Orion) 등 다양한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많은 드론을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 드론 제작에 필수적인 첨단 부품은 국제사회의 대(對) 러시아 제재 물품에 해당되면서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터기에서 도입한 바이락타르-TB-2 무장 드론을 활용해 수송함과 순양함 등 러시아 군함 격파 전과를 거두는 등 전략적으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체 개발한 A1-SM 퓨리와 레레카-100, 미국이 공여한 자폭드론 스위치 블레이드도 러시아 군 격파에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무인기 개발 시장에서 주요 제조사를 배출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란은 지난 6월1일 자국 국영TV를 통해 자그로스 산맥 수백 미터 아래에 있는 '비밀 드론 기지'를 공개하면서 전략 드론 100기를 국제사회에 과시했다.
당시 ▲순항미사일 탑재 드론 헤이다르-1 ▲헬기 발사 가능 드론 헤이다르-2 ▲정밀 유도폭탄 4발 장착이 가능한 감시정찰 전술드론 쿠드스 모하제르 ▲공대지 미사일 탑재 드론 아비빌-5 ▲대형 정찰감시전투 드론 포트로스 ▲24시간 연속 비행 가능 드론 샤헤드-129 등 실물이 공개됐다.
NYT는 "샤헤드-129 드론의 경우 해외에서 군사 및 대테러 작전에 사용되는 미국의 공격용 드론 MQ-1 프레데터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몇 년 전 이란에서 추락한 프레데터를 역설계한 복제품이라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레데릭 케이건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소장은 "러시아 군이 보유한 정밀 무기가 고갈되고 있다는 다양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란이 제공하는 무인정찰기(UAV)가 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금보다는 우크라이나 깊숙한 곳까지 정밀 공습할 수 있는 능력을 러시아가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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