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요 최해완 작가 '도예 명장' 지정…"오직 한 길만 팠다"

기사등록 2022/07/13 17:21:25

2002년부터 의성에서 20여년째 작품활동

[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최해완 도예 명장이 자신의 작품 달항아리를 들고 있다. 2022.07.14  kjh9326@newsis.com
[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지금까지 한 길로만 열심히 작품생활을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명장이라는 이 좋은 달란트를 저 혼자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사회에 공헌하고 같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북 의성에 도자기 부문 최고 장인인 '도자공예 명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의성 철파리에서 20여 년째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의성요' 최해완(59) 작가.

최 작가는 지난 12일 ㈔국제문화예술명인명장회로부터 '국제문화예술명장 도자공예 명장'으로 지정됐다.

김천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가족들과 함께 부산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성장하며 경성대학교 공예디자인과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2년 도자기 작품활동을 위해 찾은 의성이 인연이 돼 정착했다.

처음에는 의성 안평면 산꼴짜기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그 후에는 호구지책으로 읍내 한 켠에 마련한 한정식 찻집 '인사동'에서 하루 하루 작품활동에 전념하다보니 어느새 20여 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다.

한정식 찻집은 아내 박주안(57)씨가 전담하고, 최 명장은 틈틈히 일손을 거들며 작품활동에 전념했다.

[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최해완 도예 명장이 '도자공예 명장' 현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2022.07.14  kjh9326@newsis.com
"이 자리에 있기 까지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사실 전업작가를 하다보면 생계부분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도자기 작업을 하는 사람은 먹고 사는 것에 대해 타협하기보다는 조금 힘들더라도 옆길로 새지않고 자기 작품에 충실하다보면 나중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습니다."

이렇게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다보니 작품도 인정을 받고, 누구보다 의성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의성사람이 다 됐다.

최 명장의 작품은 분청자기 중 현대 도자기다.

한국전통미술대전 대상, 국제미술대전 대상, 정수미술대전 정수상, 국제미술대전 최우수작가 대상, 성산미술대전 우수상, 한국신미술대전 우수상 등 많은 수상에서 그가 흘린 땀과 그의 뛰어난 실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제37회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전통공예부문 대상 수상 작품(작품명 '마늘밭')을 지난 3월 의성군에 기증하기도 했다.

낯선 타지에 정착하도록 도움을 준 의성군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제37회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전통공예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최해완 작가의 작품 '마늘밭'. (사진=의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작품은 봄에 마늘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으로 한지형마늘 생산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의성군의 이미지를 잘 살린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최 명장은 앞으로 여건만 된다면 대안학교를 개설하는 게 조그마한 꿈이다.

학생들이 1~2개월 의성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도 함께 하고, 시골생활도 같이하며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올 연말까지 작품을 준비해 내년쯤 개인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 명장은 "남은 인생을 좀 더 즐겁게 작품생활하고 싶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좋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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