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달로 떠나는 韓 '다누리'호…맡겨진 임무는

기사등록 2022/07/09 07:30:00 최종수정 2022/07/09 11:23:45

미국 발사장로 이송 완료 후 발사 준비 중

내달 3일 스페이스X 팰콘9로 우주行…세계 7번째 달 탐사국 등극 기대↑

12월 달 상공 100Km 임무궤도 안착 후 하루 12바퀴 공전

1년간 달 상공 돌며 달 착륙 후보지 탐색·자기장 측정 등 임무 수행

▲한국 첫 달궤도선 '다누리' 상상도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1959년 러시아(구 소련)가 세계 최초로 달에 무인 우주선을 보냈고, 1969년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을 때만 해도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 50~60여년이 지난 지금 달을 향한 첫 도전을 20여일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첫 달궤도선 '다누리'가 미국 발사장에서 내달 3일 발사 준비에 한창인 것이다. 발사에 성공하면 러시아·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인도에 이어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또한 지구 중력장을 벗어난 심우주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누리는 지난 5일 한국을 떠나 7일 오전 4시께(현지시각 7월 6일 15시께)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캐너배럴 우주군기지에 있는 발사장에 도착했다. 현재는 시스템 점검 작업 중이다.

다누리는 발사 준비를 마치고 다음달 3일 오전 8시 24분(현지시각 8월 2일 19시 24분) 스페이스X사의 팰콘9 발사체로 우주로 쏠 계획이다. 발사일시는 기상 및 스페이스X와 협의 등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다누리는 가로·세로·높이 약 2m의 직육면체 모양이다. 태양전지판을 펴면 가로 기준 최대 약 6m까지 커진다. 국내 독자 개발한 궤도선 본체를 비롯해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인터넷 등 탑재체 5종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탑재체 1종으로 구성됐다. 본체와 6개 탑재체를 합친 다누리의 무게는 총 678kg이다.

[서울=뉴시스]오는 8월 발사를 앞둔 달탐사선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 중이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2.06.06
◆내년부터 1년간 달 상공 돌며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등 과학 임무 수행 예정

다음달 발사 후 약 4.5개월에 걸쳐 달 궤도에 도착해 12월에는 달 상공 100km의 임무 궤도에 안착을 시도한다.  안착 후 하루 12회 공전하며 1년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탑재된 6종의 과학 장비를 통해 달 표면 전체 편광 지도 제작, 달-지구 간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 등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임무를 비롯해 향후 대한민국 달 착륙 후보지 탐색, 자기장 측정, 달 자원 조사 등 여러 과학 임무 수행한다는 목표다.

유일한 외산 탑재체인 섀도캠은 달 극지방을 촬영할 예정이다. 달 극지역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얼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돼 유인 탐사 후보지로 꼽힌다. NASA가 오는 2025년까지 달에 다시 우주인을 보내는 미션인 '아르테미스'에서 달 유인 착륙에 적합한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차원이다.

다누리는 연료가 여유가 있을 경우 연장 운용될 수 있다. 이를 정상운영 종료 6개월 전인 내년 7월께 확정할 예정이며, 이때 임무종료 방안에 대해서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가능한 임무종료 방안 하나는 달 표면과 충돌해 충돌 직전까지의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주기적인 궤도 유지기동 없이 고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달 동결 궤도로 전환하는 방안이 있다.
 
다누리 개발 및 운영을 통해 확보한 우주탐사 기술은 향후 달 착륙선 개발 등에 활용되며, 달 표면 등 관측 정보는 향후 유·무인 달 착륙 임무는 물론  달에 대한 지식 확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 달 궤도선 다누리 발사 준비 일정 계획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민국 우주탐사 시대 개막 기대↑

다누리는 우주탐사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1월부터 개발 작업이 진행됐고 오는 12월까지 7년 동안 236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지구 밖 탐사에 나서는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임무 궤도에 안착하면 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달 착륙에 성공하거나 궤도선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가 있다. 다누리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7번째 달 탐사국으로 이름을 올리고 우주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도 격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우주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시점에 달 탐사에 나서는 것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축소하고 우주탐사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또 달은 고부가가치 자원의 보고임에 따라 달궤도선 성공 발사는 우주 자원 개발을 준비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 선진국들은 전기차, 반도체 등의 핵심 소재지만 지구에 부족한 희토류나 핵융합 에너지의 원료인 헬륨3, 우라늄 등을 달·화성·소행성 등에서 채취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물론 다누리는 성공 발사돼도 1년간 달 상공을 돌면서 달 표면과 이런 자원들을 관측만 할 뿐 자원을 채굴해 한국으로 나를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정식으로 합류한 만큼, 향후 달 자원 개발과 활용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아울러 다누리가 달 임무궤도에 안착하면 한국과 세계 최강 우주강국 미국의 첫 우주탐사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항우연과 NASA는 지난 2016년 12월 약정을 통해 한국은 미국의 섀도캠을 다누리에 탑재해주고, 대신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심우주통신·항행을 지원 받기로 했다.

◆'달궤도선'에 이어 '달착륙선' 개발에도 착수

정부는 달궤도선 개발 사업의 후속 사업으로 '달 착륙선' 사업에 착수, 2030년대 초까지 1.5톤급 이상의 달 착륙선을 개발해 달 표면에 착륙, 다양한 과학임무(자원탐사, 현지자원활용 등)를 수행한다는 목표다.

특히 독자적 우주 탐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최초로 우리나라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를 통해 자력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고, 통과할 경우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달 착륙선 개발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