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AI 연산에 특화…그래픽 중심 GPU 비효율성 개선
SKT, 자체 개발 '사피온' 내놔…성능 개선한 신제품 3종 준비
KT, AI팹리스 스타트업과 협업…내년 첫 제품 클라우드 적용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국내 이통사인 SK텔레콤과 KT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3년 전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출시한 데 이어 글로벌 진출을 위해 22년 경력의 영업 전문가를 영입했다. KT는 국내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에 3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AI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초전력으로 실행해 효율을 높인 것으로 AI의 핵심 두뇌로 여겨진다. 특히 AI 연산을 위해 사용 중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고, 시장 성장성이 높아 주목되고 있다.
◆ SKT, 22년 영업맨 영입…사피온 글로벌 진출 본격화
8일 사피온에 따르면 미국 법인은 팹리스 기업 엠텍비전 미국 법인과 미국 서버 기업 슈퍼마이크로에서 근무한 영업·마케팅 전문가 김태진 부사장을 영입했다.
사피온이 김 부사장을 영업한 데에는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사장은 전자태그(RFID), 반도체, 자동차 및 서버 업계에서 22년간 근무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엠텍비전의 경우 글로벌 이통사, 휴대폰 제조사, 자동차회사 등을 상대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바일멀티플랫폼(MMP) 등을 공급했다. 입사 직전 근무한 슈퍼마이크로의 경우 대규모 IT 판매와 클라우드 컴퓨팅, 하이퍼 컨버전스, AI, 빅데이터 프로젝트 등을 담당하며 사업부를 이끌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올 초 SK그룹 내 ICT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투자 전문회사 SK스퀘어와 ‘SK ICT 연합’을 구성하고 사피온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김 부사장은 미국 법인에서 사피온의 글로벌 진출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사피온은 이미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AI반도체 X220을 출시했다. X220의 경우 엔비디아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T4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현재 SK텔레콤과 북미 최대 지상파 방송 그룹 싱클레어가 합작해 설립한 캐스트닷에라에 공급하고 있다. 사피온은 풀HD 수준의 영상 해상도를 초고화질(UHD)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쓰이고 있다.
X220이 추론 중심이었다면 내년에는 학습 능력을 추가한 새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X330, X340, X350 등 3종의 AI반도체를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대규모 AI 연산이 필요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자율주행, 엣지 컴퓨팅 등의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 KT, 팹리스 스타트업에 300억 투자…내년 AI반도체 첫 선
KT는 국내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의 전략 투자를 단행했다. 리벨리온과 차세대 AI반도체 설계와 검증, 대용량 언어모델 분야에서 협업한다. KT는 리벨리온이 반도체 분야에서 우수한 개발 인력과 수준 높은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봤다.
KT는 국내 최대 규모로 운용 중인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선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투자한 AI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MOREH)의 AI반도체 구동 소프트웨어와 리벨리온의 AI반도체 설계 역량을 결집해 연내 GPU 수천 장 규모에 달하는 초대규모 ‘GPU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GPU팜에 하이퍼스케일 AI컴퓨팅 전용으로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접목할 예정이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은 클라우드 기반 GPU 인프라의 종량제 서비스다.
◆ GPU 비효율 개선한 AI반도체…글로벌 빅테크도 참전
양사가 이처럼 AI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서다. 가트너 등에 따르면 로봇, 자율주행 등 AI서비스가 본격화되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은 2021년 267억 달러에서 2030년 1179억 달러(약 153조원)로 10년간 약 4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AI반도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고사양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한 GPU가 역할을 대신했다. AI 대규모 학습 데이터 처리에 유용하지만 전용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AI 연산 외의 부분에선 성능이 낭비되고 비용이나 전력 소모 등에서 비효율이 발생했다. 즉 AI 알고리즘에 최적화한 게 AI반도체다.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이 높아지면 그만큼 서비스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직접 개발에 나서는 추세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