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파이오니아] 박상호 엑소스피어랩스 대표
비전문가용 기업용 백신 보안 서비스가 핵심…스타트업 등이 주고객
2019년 분사해 3년 만에 7000여 고객사 확보…쉽고 우수한 ‘엑소스피어’가 견인
박상호 대표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기업…업계에 꼭 필요한 정보보안 기업될 것”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스타트업이 가장 고민하는 사이버 보안을 구독모델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박상호 엑소스피어랩스 대표가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월 구독 서비스로 24시간 활동하는 보안 담당자를 둘 수 있다는 의미다. 엑소스피어랩스는 비전문가를 위한 기업용 보안 서비스 ‘엑소스피어’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특히 정보보안이 낯설거나 서툰 스타트업이 주 고객이다.
엑소스피어랩스 역시 출범 3년째를 맞은 스타트업이다. 2019년 6월 지란지교소프트에서 분사했다. 분사 후 박 대표는 같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정보보안을 살폈다. 많은 스타트업이 정보보안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월 구독 서비스라는 전략을 꺼내 들었다. 고객사들에게 낮은 비용으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기본 보안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고 대신 보다 더 전문적인 보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겐 월 이용료를 받는 개념이다. 박 대표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박 대표에 따르면 2020년 5000여개였던 고객사는 올해 7월 기준 7000여개(유무료 통합)로 늘었다.
27일 엑소스피어랩스 강남구 대치동 서울사무소에서 박 대표를 만나 성장 비결과 앞으로 계획 등을 들었다.
◆“무료 버전 접한 고객이 유료 버전 먼저 찾는다”
엑소스피어랩스와 같은 정보보안 스타트업이 3년 만에 7000여곳에 달하는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많은 정보보안 스타트업들이 짧은 업력으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보보안의 특성상 기업들은 보안솔루션 공급 경험이 많은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도 초기에는 고객사 확보에 애를 먹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무료 버전 배포 전략을 택했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 등의 경우 정보보안을 막연히 어렵게 생각하거나 비싼 비용이 드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엑소스피어랩스가 주 고객으로 삼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보안 담당자 채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박 대표는 이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자사 솔루션을 업계에 알리고 다녔다.
박 대표는 “기업에 PC백신과 중요 문서 암호화, USB제어, 프로그램 제어, 출력물보안 등 정보유출예방기능을 통합해 제공하는 엑소스피어를 스타트업에 소개했다”라며 “ PC보안에 필요한 기능을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전략은 적중했다. 이제 막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기업들이 엑소스피어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스타트업들 간의 정보 교류가 굉장히 활발하다”라며 “무료로 기업용 정보보안 서비스를 갖출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찾는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기에 품질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무료 버전도 유료 버전과 동일한 기업용 백신”이라며 “바이러스 등을 탐지하는 성능이나 24시간 대응 등 사후 관리가 똑같이 보장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의 차이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유료 버전은 기본 바이러스 탐지 기능에 위험 예측 기능을 추가했다”라고 말했다. 백신은 사전에 등록된 패턴과 일치하는 공격을 바이러스로 판단해 차단한다. 즉, 엑소스피어 무료 버전은 백신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다. 유료버전은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존에 입력된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이상 징후를 예측, 차단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고객사 성장과 함께 한다" 유료 구독모델 늘어나는 이유
무료 버전을 먼저 접한 고객사들 중 유료버전으로 넘어오는 케이스가 많다. 박 대표는 “현재 유료 버전 비중은 15%”라며 “무료 버전을 접하고 유료 버전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 유료버전에 월 구독 모델을 접목했다. 고객사가 비용 부담 없이 자사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PC백신과 정보유출예방(DLP)플랜을 함께 제공하는 올인원 솔루션의 경우 컴퓨터 49대까지 1대 당 월 4900원이다. 이 가격은 50대가 추가될 때마다 100원씩 낮아진다. 99대까지는 4800원, 149대까지는 4700원으로 책정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모든 서비스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도 엑소스피어의 또 다른 장점이다. 박 대표는 “가입, 체험, 도입까지 하루 만에도 가능하다”라며 “보안 서비스 도입에 대한 예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대전서 일하며 시너지…“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기업될 것”
엑소스피어랩스는 본사가 대전에 있다. 박 대표 역시 대전에 사무실을 두고 서울과 전국을 오가며 고객들을 만난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사무소에는 홍보·마케팅 인력만 상주한다.
거의 모든 정보보안 기업들이 서울에 본사를 둔 상황에서 불리한 점은 없었을까. 박 대표에 따르면 오히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 같은 근무체제가 빛을 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원격근무를 처음 접했다면 혼란했겠지만 원래 서울과 대전으로 나눠 업무를 했던 조직이라 이전과 큰 차이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출범한 지는 3년 됐지만 지란지교 시절부터 10년 넘게 함께 일해온 직원들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 스스로가 최고로 꼽는 직원들과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스타트업 정보보안 시장에서 선도 기업이 되는 것이다.
박 대표는 “고객사인 스타트업과 처음부터 함께한다는 비전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라며 “이제는 스타트업이 창업하거나 성장할 때 꼭 필요한 정보보안 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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