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당시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로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가 새 정부 들어 해빙 분위기를 맞았다. 대통령을 필두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는 양국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한일 재계회의 참석차 방한한 일본경제단체연합회(日本經濟團體聯合會·경단련) 대표단을 만나 "앞으로 있을 경제안보 시대에 협력 외연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기업인들이 계속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현안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한일 재계회의가 3년 만에 재개돼 경단련 대표단이 방한한 것은 양국 간 실질적 교류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양국 경제인들이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협력해온 것은 한일관계를 이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현 회관에서 제29회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했다.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 전경련과 경단련은 1998년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및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민간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면제 프로그램 부활 필요성 확인 등을 내용으로 하는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한일 경협에 힘을 보탰다. 이 부회장은 4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을 만난 데 이어 5일에는 히가시와라 토시아키 부회장 겸 히타치그룹 회장을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부회장과 도쿠라 회장은 한일 기업간의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쿠라 회장은 스미토모화학 회장으로서도 삼성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과거 이건희 회장 때부터 인연이 깊어 스미토모화학은 2011년 삼성전자와 손잡고 'SSLM(Samsung Sumitomo LED Materials)'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 OLED 스마트폰용 편광 필름을 공급했다. 실제 '갤럭시 폴드' 등 삼성전자 제품에 스미토모 필름이 적용되기도 했다. 이에 수출 규제가 완화되면 양사의 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도쿠라 스미토모 화학 회장과 히가시와라 히타치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규제 대상으로 꼽혔던 삼성과 만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주요 기업과 회동이 이어지면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민간 차원의 새로운 한일 협력 관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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