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줍줍도 인기 시들…브랜드 아파트 '재수·삼수' 신세

기사등록 2022/07/05 10:55:21

'한화 포레나 미아' 2차 무순위 청약 1.4대 1 그쳐

2차 경쟁률 저조해 3차 무순위청약 불가피할 듯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 수요자 외면 받아

[서울=뉴시스] 한화 포레나 미아 조감도. (이미지=한화건설 제공)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서울에서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의 무순위 청약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지난달 29일 실시한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의 두 번째 무순위 청약이 1.47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잔여 82가구 모집에 121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용면적 80㎡ A타입 33가구는 50명이 신청해 1.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84㎡ A타입은 33가구에 45명(1.36대1), 84㎡ B타입은 16가구에 26명(1.63대1)이 신청했다.

무순위 청약은 아파트 정당계약 이후 미분양·미계약 물량이나 당첨 취소 물량이 생기면 청약가점에 상관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청약 방식이다.
 
한화 포레나 미아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4개 동, 전용면적 39~84㎡ 497가구 규모 아파트다. 최초 분양 때 7.3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지만 139가구가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지난달 2일 첫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섰다.

첫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1120명이 신청해 8.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되는 듯 했지만 또다시 당첨자들이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하면서 82가구의 물량이 남게 됐다.

2차 무순위 청약에서는 1차 때보다 훨씬 저조한 1.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함에 따라 또다시 미계약 물량이 남아 세 번째 무순위 청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분양업계에서는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인 데다 이 단지의 경우 강북구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높게 책정되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포레나 미아 분양가는 전용면적 84㎡형 기준으로 약 11억5000만원이다. 인근에 있는 '래미안 트리베라'(2010년 입주)가 지난 4월 9억3000만원(4층), 5월 10억원(13층)에 거래된 것을 감안할 때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리베라는 1차와 2차를 합쳐 25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 비해 포레나 미아는 497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라는 차이도 있다.
 
이처럼 서울 청약 시장도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면서 이례적으로 서울에서도 할인 분양에 나서는 단지도 등장했다. 지난 3월 청약에서 총 216가구 가운데 196가구 미분양이 발생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세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29가구를 소진하지 못해 분양가를 15% 할인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최초 분양했던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과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는 각각 9차례의 무순위 청약을 거쳤지만  1년 가까이 물량을 모두 털어내지 못한 상태다. 

미분양 물량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 아파트는 688가구로 한 달 전에 비해 328가구(91%)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올해 상반기 청약 경쟁률도 29.7대 1로 작년 상반기(124.7대 1)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최저 당첨 가점은 61.1점에서 44.5점으로 하락했다.

분양 업계에서는 서울 청약시장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거나 입지 여건이 뛰어난 곳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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