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대응 1단계 발령…장비 20대 투입
선박 안 8만5000t 기름과 만나 재발화하기도
4일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서귀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9분께 서귀포시 성산항 어선 화재가 완진됐다.
다행히 배 안에 선원 등 잔류 인원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화재 진화 작업에만 소방 차량 20여 대를 비롯해 소방, 해경 등 인력 230명이 투입됐다.
화재는 이날 오전 4시27분께 서귀포시 성산항에 정박 중인 어선 3척에서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경비함정, 연안구조정 등을 현장으로 급파하는 한편 소방과 민간 선박에 협조를 요청했다.
제주동부소방서는 오전 4시36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차량 20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해경은 어선 간 연결돼 있던 홋줄을 끊은 뒤 화재 선박 3척을 성산항 오조리 방파제 쪽으로 이동시켰다.
소방은 우도를 오가는 도항선에 펌프차를 승선시켜 화재 진압에 나서는가 하면 굴삭기를 동원해 소방 차량 진입에 방해가 되는 주차 볼라드를 제거했다.
어선 3척의 기름양은 모두 합쳐 약 8만5000t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불이 난 어선은 한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 FRP(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된 데다가 연기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 화재 진압에 잠시 난항을 겪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배들은 모두 성산읍 주민들의 어선으로 알려졌다. 제4호 태풍 에어리를 피하고자 배들을 항구에 정박해 뒀는데, 한 자리에 모여 있던 탓에 화재가 주변 어선으로까지 확산했다.
화재 선박 A호의 선주 B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태풍을 피하려고 (배를) 정박해 뒀다가 한 6~7일 정도에 다시 출항하려고 했다. 다른 배들도 마찬가지"라며 "어쩌겠나. 누구한테 원망도 못하고 다 우연의 일치인데…"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다 탈 뻔 했는데 이 만한 것도 다행이다"며 "신속하게 출동도 이뤄진 것 같아 그나마 운이 좋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합동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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