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野 단독 원구성 엄포에도 최고위 침묵 지속
'대응 방안 논의' 긴급 의총 불참…언론 질의도 불응
친윤계 배현진, 李 신상 문제 해소 전 최고위 보이콧
이준석, 장외서 결백·능력 호소하나 효과는 '글쎄'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말문은 4일 당 최고위원회 개최에 이은 국회 원구성 극적 타결에도 열리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 관련 당 윤리위원회 전후로 메시지와 일정 등 행동 반경을 대폭 줄인 상태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단을 단독 선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의장단 선출은 원내 현안이기는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물론 성일종·한기호·김용태 등 다른 최고위원들이 민주당의 국회 단독 개원 엄포에 강력 반발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 정당들이 최고위 등 공식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피력해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후반기 원구성이라는 주요 현안을 두고 회의 주재자이자 당 사령탑인 이 대표가 침묵을 택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어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도 불참했다. 국회의원이 아닌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 매번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국면에는 의원총회에 등장해 관련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의원총회 도중 국회 본청을 떠났다. 이 대표는 대기하던 기자들이 '최고위에서 발언이 없고 일정을 다 취소했는데 이유가 무엇이냐', ' 윤리위를 앞두고 있는데 어떤 결정이 나오든 승복할 것이냐' 등 질문을 던졌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16일 최고위에서 간략한 언급만 하고 발언권을 넘긴 이후 공식 회의에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공식 회의 이후 이뤄지는 기자들과 약식 질의응답에도 대부분 응하지 않고 있다. 일정도 대거 줄어든 상황이다. 이 대표는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벌인 지날 주말(2~3일)에도 두문불출했다.
이는 이 대표가 친윤계와 갈등, 당내 분란 책임론 등으로 의견을 적극 피력하기 힘든 입지에 놓여있다고도 해석 가능하다. 그는 지난달 20일 발언 유출 등을 이유로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비공개로 현안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비공개회의 현안 금지령, 혁신위원회 등 사안마다 공개 충돌했던 친윤(윤석열)계 배현진 최고위원은 4일 최고위를 보이콧했다.
배 최고위원 측은 당초 불참 배경을 지역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배 최고위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개인 신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렇지 않게 회의를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이준석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간 가교로 꼽혔던 친윤계 박성민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중도사퇴했다. 그의 중도사퇴는 개인적 사정이라는 해명에도 친윤계가 윤리위 징계를 계기로 이 대표에 대한 손절에 나섰다는 구설을 낳았다.
다만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 등 장외 창구를 활용해 맞대응하고 있다. 장외 여론전의 포인트는 성상납 의혹에 대한 반박과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승리로 이끈 해결사 이미지 부각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 회복 방안'에 대한 물음에 "제가 제대로 역할을 맡으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하락 문제를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내홍을 야기한 '가해자'가 아닌 친윤계에 고립된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그는 1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저는 교사를 안했다. 앞엣것(성 접대)도 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대표에게 윤리위를 해체할 권한이 있다면서 처분 불수용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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