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 착착 적응
시교육청, 다문화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 참여 적극 지원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무스타파가 없으면 우리 팀은 안 돼요."
울산의 한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지난 26일 울산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열린 울산시 남구 문수풋살장.
학생 선수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경기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 풋살 4강전.
울산 문현고 3학년 무스타파가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편 선수를 하나씩 제쳤다. 자신을 향해 “패스”를 외친 선수에게 무스타파는 고개를 끄떡이며 공을 넘겼다.
무스타파는 이 팀의 '에이스'다. 올해 초 울산 동구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 중 한명이다.
문현고 풋살팀 선수 12명 중 무스타파, 알리, 아마디, 바세트 4명은 아프가니스탄 학생들로 풋살에 관심이 생겨 자진해서 동아리에 가입했다.
이들은 비록 이날 경기에서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는 모습은 한국의 청소년들과 다를 바 없었다.
경기 직후 무스타파는 울산시교육청이 마련한 구글 번역기로 “I'm sorry I didn't help the team“을 우리글로 옮겨 풋살 동아리 감독인 김대성 교사에게 내밀었다. “팀에 도움이 안돼 죄송합니다.”
김 교사는 “경기에서는 아쉽게 졌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박수치며 격려하는 것은 어느 누구와 다를 바가 없는 순수한 학생의 모습”이라며 “서로 어깨동무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그들은 이방인이 아닌 스포츠로 하나 되어 함께 살아가는 우리 울산의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를 바라보는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어른들의 차별적인 시각은 아이들 관계에서도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기도 하지만 스포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은 다문화 학생들에게 언어소통에 대한 어려움과 인종차별에 대한 불만을 줄여주고,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제는 다양성이 경쟁력인만큼 다문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고 우리 지역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학생들은 지난 3월21일 입학했다. 울산에 도착한 2월7일 이후 예방접종, 학력수준 판정, 학교 배정 등 43일 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입학생은 유치원 16명, 초등학생 28명 중학생 19명 고등학생 22명 등 8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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