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륜구동, 승차감 안 좋지만 조정안정성 있어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986년 그랜저를 출시한지 36년만에 사륜 구동 옵션을 달기로 했다.
그랜저 사륜 구동 옵션은 기본인 전륜 구동 모델보다 200만~300만원 정도 가격이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륜구동은 쉽게 말해 네 바퀴가 모두 엔진의 힘을 받아 구르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AWD(All Wheel Drive)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승차감은 사륜구동보다는 이륜구동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 사륜구동은 앞뒤로 축이 돌아가다 보니 연비면에서 안 좋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사륜구동은 네 바퀴를 돌려주기 위한 추가 부품들이 들어가다 보니 차의 무게가 골고루 분산되고 구동력이 좋아 조정안정성이 보장된다.
그러다보니 사륜구동은 눈길에 잘 미끄러지는 후륜 기반 세단이나 험로 주행에 강한 SUV에 필요한 사양으로 알려져 왔다.
현대차는 그동안 후륜차인 제네시스 브랜드와 SUV모델에만 사륜구동을 적용했다.
벤츠·BMW·아우디 같은 독일차들도 후륜기반으로 차를 만들기 때문에 유럽고급차엔 사륜 구동이 많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에게 사륜구동은 곧 고급차라는 인식이 높아졌다. 또 최근 소비자들은 조정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도 그랜저에 사륜구동 옵션이 탑재되는 이유다.
아울러 업계에선 사륜 구동 기술 발달로 부품비용도 내려가자 사륜 옵션 장착이 어렵지 않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미 기아는 지난해 전륜 세단 K8에 사륜 옵션을 처음 적용했다. 벤츠도 올해 초 준중형 세단 C클래스 신형을 국내 출시하면서 기본 모델에 사륜을 탑재했다.
이러한 추세속에서 현대차도 고객들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베스트셀링인 그랜저에 사륜구동 옵션을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전엔 그랜저는 성공한 사람들이 타는 차로 인식돼 점잖게 운전하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최근 독일차에서 태생한 주행의 즐거움과 조정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사륜구동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 제네시스의 등장으로 인해 과거 고급스러움의 상징이었던 그랜저가 더욱 대중화됐기 때문이란 주장도 나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예전엔 소나타가 현대차의 허리역할이고 그랜저가 최고의 모델이었다"며 "그런데 제네시스가 나오면서 그랜저가 예전의 소나타가 됐다고 보시면 된다. 허리역할인 그랜저가 (소나타보다) 더 중요한 모델이 됐으니 차종 다양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존 현대차의 시스템을 통해 큰 무리없이 사륜구동 옵션을 장착할 수 있다는 점도 지목됐다.
김 교수는 "이미 현대차에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모델인 그랜저에 사륜구동을 얹기만 하면 된다"며 "비용을 덜 들이고 차종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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