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27일 교육훈련단 입영과정에서 별도 행사 개최하지 않아
지난 4월 국방부 지침에 따라 전군 입영행사 개최…해병대만 '無'
입영가족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기억인데…" 비판
육군과 해군 등이 입대 장병들과 가족, 친지 등의 소중한 추억을 위해 사전 준비를 거쳐 6월부터 대면 입영행사를 개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인 것과 비교되면서 해병대의 안일한 대응이 비판을 받고 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단장 정종범)은 27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해병대 신병 1283기 입영을 진행했다. 교훈단은 이날 별도의 입영행사 없이 비대면 입영방법인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으로 장병들을 맞았다.
입영 장병과 함께 교훈단을 방문한 가족과 지인들은 비가 오는 와중에 부대 앞 또는 부대 내 마련된 주차장에서 간단한 작별 인사만 나눈 채 헤어졌다.
국방부는 지난 4월 29일 ‘군내 거리 두기 조정 및 부대관리 변경 지침’을 전군에 시달하는 등 감염병으로부터의 정상화를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병들의 주말 외출과 외박이 재개됐고, 영내 야외 활동 시 장병들의 마스크 의무착용 지침도 해제됐다.
군내 감염병 대응 지침이 완화되면서 2년여 동안 개최되지 않았던 입영행사와 수료식 등도 부대별로 열리고 있다.
대구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제50사단도 지난 7일 2년5개월만에 신병교육대대 대강당 등에서 500여 명의 장병과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 동반 입영행사를 진행했다. 입영 장병들이 가족 또는 연인을 업고 레드카펫(어부바길) 위를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지난 달 30일 공군교육사령부에서도 `현역병 입영문화제`가 개최됐다.
하지만 해병대는 방역 완화 상황에 따른 대면행사가 전군에서 확대되는 와중에도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입영행사를 담당하는 해병대 교훈단 측은 "아직은 부대 내 코로나 거리두기 지침이 아직 안풀렸다"며 국방부의 거리두기 완화 지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한 장병 입영과 관련해 별도의 행사도 마련하지 않았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포항을 찾은 수천명의 입영가족들은 해병대의 배려가 부족하다며 입을 모음과 동시에 부대 측의 책임감 없는 태도를 비판했다.
아들을 해병대에 입대시키기 위해 이날 포항을 찾은 A(53)씨는 "육군은 가족과 함께하는 입영행사를 한다는 기사를 봐서 마지막까지 기대를 했는데, 결국 아무런 행사도 없이 그냥 아들을 보냈다"며 "해병대에 입대하는 아들에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기억이었을텐데 많이 아쉽고 해병대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교훈단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지인 초청은 상황을 고려해 적극 검토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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