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메리츠운용 대표, '차명 투자' 의혹…금감원 수시검사
아내 주주로 있는 회사 상품에 펀드 투자…'이해상충' 쟁점
이해관계인에 배우자 포함되나 '아내 투자 회사'는 불명확
펀드 두자릿수 수익 냈지만…대표 사익추구 의혹 비판 나와
이해상충, '내부통제 미마련 의혹' 이어질 수도…"이해 안돼"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차명 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조사를 받아 귀추가 주목된다. '동학개미 대부'로 불리는 그가 금융당국 조사를 받게 된 경위와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한 현장 수시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메리츠자산운용이 대표 아내가 주주로 있는 회사의 펀드에 투자해 자본시장법을 어긴 것 아니냐'는 제보를 받고 검사에 나서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수시검사는 메리츠자산운용이 지난 2018년 설정한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펀드에 집중됐다. 해당 펀드는 설정액 60억원을 전량 부동산 관련 온라인 투자 연계 금융(P2P) 업체인 P사의 상품에 투자했다.
P사는 존리 대표의 배우자가 지분 6.57%를 투자한 곳이다. 아울러 존리 대표 지인이 2016년 설립한 회사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이해관계인과의 거래제한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안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복현 원장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존리 대표의 불법 투자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제가 그 부분에 대해 점검을 했고 한번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대표 배우자 주주인 회사 상품에 투자…운용사 "이해관계인 아니다"
쟁점은 대표이사 배우자가 투자한 회사의 상품에 운용사가 펀드로 투자해도 되는지 여부다. 자본시장법 제84조상 집합투자업자는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해관계인과 거래행위를 해선 안 된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해관계인에는 집합투자업자의 임직원과 그 배우자가 포함된다. 존리 대표와 존리 대표의 배우자 모두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
하지만 임원의 배우자가 투자한 회사의 경우 거래해선 안 되는지 여부가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존리 대표의 배우자는 해당 P2P 업체에 지분 6.57%(투자금 기준 2억원)를 투자했다. 배우자가 직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기업의 상품에 투자한 것은 아니어서 법적 공방이 있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배우자가 주요 주주로 올라간 회사의 상품에 투자했다는 점은 대표이사 직책상 신중하지 못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게다가 해당 P2P 회사는 존리 대표의 지인이 차린 회사이기도 해 '밀어주기'에 대한 도덕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자릿수 수익률 펀드지만…'사익추구' 비판 나와
운용사 측은 해당 사모펀드가 마이너스(-)는커녕 두자릿수 수익률을 시현해 투자자에 입힌 피해가 없다고 해명한다. 게다가 사모펀드 규모는 메리츠자산운용 전체 운용 펀드자산(약 3조원)의 0.2%이고 계좌수는 0.05%으로 매우 미미하다는 것이다.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펀드는 1~4호 모두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고 한다. 청산된 1~3호는 각각 14.3%, 13%, 12.9% 등의 수익률을 올렸고 잔금이 남은 4호는 연평균 10.85% 수익률을 내고 있는 중이다.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면 문제가 더욱 심각했겠으나 피해를 보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해당 거래 행위로 인해 배우자가 이익을 보게 돼 사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심하게는 배임까지 거론되는 이유다.
운용사 측은 "이번 투자로 인해 존리 대표 배우자가 얻은 이익은 5년간 약 1000만원, 연간 약 200만원"이라며 "해당 사모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시현하는 등 투자자에 대한 피해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내부통제 위반 여부는?
이해상충 논란은 내부통제 장치를 적절히 마련했는지로 연결된다.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면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 44조상 금융투자업자는 금융투자업자와 투자자간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파악, 평가하고 내부통제 기준을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이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또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파악, 평가한 결과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사실을 미리 해당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부통제 기준이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낮춘 후 매매, 거래해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내가 주주로 있는 회사 상품에 굳이 투자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대체할 다른 P2P 회사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도덕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연내에 이번 사안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넘길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중징계로 이어지게 되면 존리 대표는 직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 전문가로 알려진 존리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를 권하는 '동학개미운동'을 이끌며 각종 방송과 강연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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