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앞두고 경찰, 성접대 참고인 조사
성상납 무마 의혹에 품위유지 위반 경고 가능성
이준석 징계 놓고 당내 의원들간 입장 엇갈려
징계 결정 시 청년 당원 등 '탈당' 등 동요도
징계 않고 덮고 가면 당 안팎 비판 여론 고조
이 대표는 성상납 의혹을 두고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제소돼 지난 4월 징계 절차가 개시됐다. 이 대표가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측근인 김철근 정무실장을 통해 성접대 제공자 측에 대한 회유를 시도하고 이 과정에서 7억원의 투자 약속 각서를 쓰게 하는 등의 증거인멸 의혹이 쟁점이다. 이 대표가 이 과정에서 직접 개입해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는 데 관건이 될 수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와 관련한 당내 시각차는 존재한다. 성일종 의원은 "피해자도, 증거도 없다. 그런데 어떤 명분과 근거로 징계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한 반면, 김정재 의원은 "쟁점은 성상납 의혹인데 수사기관이 아니라 조사할 수는 없고 이런 일로 당의 명예를 훼손하고,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 그리고 증거인멸 시도했다는 건데 부끄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당 윤리위가 징계를 결정한다면 당권 경쟁과 맞물려 당 내분으로 번질 수도 있다.
당 지도부는 윤리위의 독자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대표의 징계문제와 관련해 "윤리위는 최고위와 독립된 별개의 기구이고, 윤리위의 운영에 대해서는 독립성이 보장돼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헌당규상 독립성이 보장된 윤리위에 대해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당 윤리위는 이 대표에게 '부적절한 정치행위를 말라며 경고를 보내며 엄정한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이양희 위원장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윤리위 운영에 지장을 주는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가 윤리위 심사를 앞두고 가장 가벼운 수위의 징계 처분인 '경고' 조차도 수용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윤리위가 징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윤리위는 당원 개개인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모든 당원에 대한 징계관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당헌 당규에 따른 윤리위의 권한은 제한적인데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에 준하는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힘 당헌 당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주관적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수사가 먼저라는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수사기관의 결론과 무관하게 도덕적인 부분에 대해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이준석 대표에 우호적인 20~30대 중심의 청년 당원들의 불만이 폭발해 '탈당'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징계 없이 문제를 덮고 넘어가자니 당 안팎에서 지도부 눈치보기 논란이나 성매매 및 증거인멸 비호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수사기관에서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전 윤리위가 먼저 판단을 하는 것도 부담이다. 당헌당규상 윤리위의 징계 사유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하였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하여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였을 때 ▲정당한 이유 없이 당명에 불복하고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당의 위신을 훼손하였을 때 ▲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음에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기일에 불출석하였을 때 등 4가지로 분류된다.
당 윤리위는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사법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당대표로서 품위 위반이나 당 위신 훼손 등에 대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주관적인 판단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어날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후에 추후 수사기관이 증거불충분 혹은 무혐의 등을 이유로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경우 자칫 윤리위의 판단이 도마에 오를 수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윤리위는 22일 이 대표의 징계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윤리위원들 사이에도 이견이 있을 경우 결론을 내리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수도 있지만, 당 내부에선 윤리위가 징계절차를 개시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는 윤리위의 경고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윤리위 심사를 앞둔 각오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저는 일정 외에는 통보받은 게 없다"고 했다. 윤리위에 직접 출석해 소명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상황에 따라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 일각에선 당대표의 거취는 윤리위에 맡기기 보단 당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할지를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윤리위가 사안의 파장을 의식해 이 대표에 대한 뚜렷한 징계를 결정하지 않고 '정치적 책임'을 요구하는 선에서 논란을 봉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 관계자는 "윤리위가 회의체도 아니고 징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만약 징계를 하려면 명확한 증거나 증언이 있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가 음해하면 무조건 징계하는 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만약 그게 있다면 사법처리를 당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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