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유관기관에 엄중대처 요구"
"진료 집중 못하면 결국 환자 피해"
대한응급의학회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건이 비단 응급실 뿐 아니라 의료계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 판단하는 바, 정부와 유관 기관에 엄중 대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의사 뿐 아니라 간호사, 응급구조사, 보안요원 등 응급실에 근무하는 인력들에 대한 폭행은 매년 반복되고 있고 폭언이나 욕설은 일상사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의료진들은 지금 이 순간도 여전히 불안에 떨며 진료에 임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런 와중에 또 다시 들려온 참사에 전국의 모든 의료진들이 망연자실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응급의학회가 지난 2018년 실시한 응급실 폭력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급의료인의 97%가 폭언을 경험하고, 63%는 신체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언이나 신체폭행은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겪고 있었고, 특히 55%에서 근무 중 실제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답했다.
학회는 "최우선이 되어야 할 환자가 언제 인가부터 두려움의 대상으로 되어가는 현실에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의료진에게 최소한의 안전인 생명조차 보장해주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환자 치료에만 모든 노력을 쏟아달란 부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특히 의료진, 응급실 의료진들에 대한 폭력은 응급 진료가 필요한 다른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에 더욱 위험하다"면서 "의사가 환자를 두려워하고 진료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겪게 되는 것은 바로 환자"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정부와 유관 기관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의 모든 응급실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경찰 또는 그에 준하는 공권력의 상주를 요구한다"면서 "응급실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에 있어 정상 참작의 여지가 없는 단호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 중인 의료진에 대한 폭력을 현실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최선을 다한 치료에 대한 응답이 자신의 목으로 날아오는 낫이라면 누가 이 일을 짊어지겠는가, 이제는 사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이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 의료진의 안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