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종목 ‘반도체'…비메모리도 세계 1위 도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경기 평택 반도체 공장(평택 캠퍼스)을 찾은 것만 봐도 현재 미국이 반도체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도체 제품은 크게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두 종류로 나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이 대표적 메모리 반도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를 제외한 모든 반도체를 말한다. 컴퓨터의 두뇌인 CPU, 스마트폰의 두뇌인 AP, 5G 통신칩,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센서 모두 시스템 반도체다. 따라서 비(非)메모리 라고도 불린다. 대부분 종합반도체 기업이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지만 비메모리 반도체는 비즈니스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 설계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구분된다.
즉 비메모리 반도체 종류가 많고 시장 규모도 메모리 반도체보다 크다.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자동차가 발전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종류도 늘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인 메모리 분야에 이어 비메모리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주요 경쟁사인 대만 TSMC, 미국 인텔을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계획은 미래 먹거리 육성 차원 뿐만 아니라 국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인재 육성으로도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신규로 8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어제와 오늘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 역사를 살펴보면 1968년 아남반도체가 서울 화양동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 것이 최초다. 이어 1974년 경기도 부천에 한국반도체가 설립됐다. 같은해 12월 삼성전자가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반도체 생산이 시작됐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건 1980년대 들어와서 부터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 D램발에 성공한데 이어 1987년에는 1Mb(메가비트) D램을 선보였다. 이후 1992년 64MD램의 세계최초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반도체가 국내 산업에서 수출 1위를 기록한 것은 1992년이다. 삼성전자는 1992년 D램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다음해에는 도시바와 히타치를 제치고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1983년 현대그룹이 현 하이닉스반도체의 전신인 현대전자를 설립해 D램 사업에 뛰어들면서 한국 D램 산업은 삼성과 LG, 현대의 3대 그룹 경쟁체제에 접어들었고, 1999년 반도체 빅딜 이후 현재의 삼성과 SK하이닉스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