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진, 경기둔화 우려"…정부, 경기 진단 경고 수위 높여(종합)

기사등록 2022/06/17 10:39:19 최종수정 2022/06/17 10:42:43

기획재정부 '최근 경제동향' 6월호 발표

"높은 물가 상승세 지속…수출 회복 약화"

"대면서비스업 중심 내수 완만하게 개선"

"물가·민생안정 및 리스크에 총력 대응"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시내 한 주유소가 경유를 L당 3083원에 팔고 있다. 2022.06.16. photocdj@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여건 악화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된다고 진단했다. 투자 부진과 수출회복세 약화 등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며 경기 경고 수위도 한 단계 높였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회복이 지속되고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부진 및 수출회복세 약화 등 경기둔화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및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으로 투자 부진과 수출 회복세 제약이 우려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이달에는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한층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 회복세 약화, 투자 부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을 썼다"며 "물가상승률이 높아짐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 정책 전환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투자, 가계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는 점 등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4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1.4% 늘었으나 광공업 생산은 3.3% 쪼그라들면서다. 건설투자는 전월보다 1.4% 증가했지만, 소매 판매와 설비투자는 각각 0.2%, 7.5% 뒷걸음질했다.

5월 서비스업 생산 속보치를 보면 온라인 매출액은 15.6% 늘었으나 4월(17.6%)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7.8% 늘었으며 차량 연료 판매량도 15.6% 증가하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전월(18조6000억원)보다 축소된 1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 체감지수 또한 74.7포인트(p)로 전월(76.4p)보다 하락했다.


5월 소매 판매의 경우 백화점 매출액, 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할인점 매출액 감소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보다 20.8% 늘며 전월(15.6%)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카드 국내 승인액도 1년 전보다 16.4% 늘었다. 하지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5.4% 줄며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도 27.6% 감소하며 3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2.6으로 전월(103.8)보다 1.2p 축소됐다. 기업 심리 실적은 86으로 전월보다 1p 내려갔으며 전망 또한 1p 하락한 87에 그쳤다.

5월 수출은 반도체·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3%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0.7% 증가한 26억7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 과장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 영향을 받으면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이달 수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방선거 등으로 조업일수가 이틀 정도 줄어드는 영향,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큰 폭의 수출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도 포함됐다.

5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만5000명 늘며 증가 폭이 전월(86만5000명)보다 확대됐다. 동월 기준으로 보면 2000년(103만4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실업률은 3.0%로 전년 동월 대비 1.0%p 하락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개인 서비스 오름 폭 확대 등으로 5.4% 상승했다. 상승 폭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1% 올랐다.

5월 중 주택시장 매매가격 상승률은 0.01%로 전월(0.06%)보다 축소됐다. 전세가격은 보합세(0.00)를 보였다. 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통화 긴축 우려로 주가 하락 및 국고채 금리 상승, 중국의 봉쇄 조치 점진적 완화로 환율이 하락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큰 폭 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본격 가속화, 공급망 차질 지속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및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비상경제 대응 체제 전환 등 물가·민생안정과 거시경제·리스크 관리에 총력 대응하면서 저성장 극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관련 합동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6.16.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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