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빅스텝' 발언 놓고 해석 분분

기사등록 2022/06/16 14:48:12 최종수정 2022/06/16 15:15:42

"최소 한 차례는 빅스텝할 듯"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단행 여부에 대해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의미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채권 시장에서는 한은이 최소 올해 한 차례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까지는 3~4주 남아 있어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그때까지 시장 반응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말한대로 연말까지 금리를 3.4%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인상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 자체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외환, 채권 시장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 한은이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기 위기 위해 적어도 한 차례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 총재가 그동안 데이터 디펜던트(경제지표 의존)를 강조한 만큼 6월 나오는 경제지표를 보고 결정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 연준은 14(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선 것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시절인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미 기준금리 상단이 1.75%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와 같아졌다. 연준은 7월에도 '빅스텝'에 나서거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예정이라 다음 달 한미 금리 역전은 확실 시 되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7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한다면 역전 폭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다음 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은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역시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보다가 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 발표 이후 다음 달 금통위에서 빅스텝 단행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전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허용 정도는 최대 1.0%포인트까지라고 본다"며 "한은도 역전폭이 커지도록 두지는 못할 것이니 빅스텝은 확실히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확실하게 빅스텝을 하겠다고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 반응을 지켜보고 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역시 국채 3년물 금리가 3.5%를 돌파하는 등 남은 네 차례 회의 동안 적어도 한번은 '빅스텝'을 할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음달 나오는 6월 소비자물가, 수출, 가계부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금융안정 측면도 함께 점검하면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가 예상보다 높아지면 '빅스텝'이 정당화 될 가능성이 높지만, 물가가 예상에 부합하고 가계부채가 높아져 이자부담이 한꺼번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빅스텝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한국도 최소 한번은 '빅스텝'을 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며 "다음달 금통위에서 사실상 '빅스텝'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시장 금리가 현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면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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