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영업비밀 유출한 혐의
1심, 유죄…2심 "영업비밀 아냐" 무죄
대법 "다른 기술과 혼재돼…홍보자료"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협력업체 대표와 옛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관계자들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6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5명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LG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인 SMD 소속 B씨 등에게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LG디스플레이에 합착장비를 납품하던 업체의 대표였는데, 공동개발 과정에서 알게 된 OLED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파워포인트(PPT) 파일로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SMD 소속으로 OLED 개발 업무 등을 담당한 B씨 등을 소개받아 OLED 기술을 설명하고 PPT 파일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A씨가 대표로 있던) 업체는 LG디스플레이와 비밀유지 약정을 했다"라며 "LG디스플레이와 경쟁관계에 있던 SMD와 향후 거래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영업비밀을 누설했다"며 A씨 등에게 유죄를 판결했다.
구체적으로 A씨에게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B씨 등 4명에게는 징역 4~6개월에 집행유예 1~2년을 각각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A씨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영업비밀로 인정되려면 모두가 볼 수 있는 간행물에 실리지 않고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입수하기 힘든 정보여야 한다. 또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을 들여 만든 정보거나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를 갖는 것이 영업비밀이다. 소유자가 비밀로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한 채 접근을 제한하는 등 관리하는 방식도 판단 근거 중 하나다.
그런데 A씨가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보는 LG디스플레이만의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게 2심 설명이다.
OLED 패널을 만드는 과정 중에는 산소에 취약한 유기 발광 물질을 덮어 밀봉하는 '봉지공정'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물질의 전면을 필름으로 감싸 밀봉하는 건 Face Seal이라고 한다. A씨가 B씨 등에게 건넨 자료에는 이러한 봉지공정의 단점과 Face Seal 기술의 장점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Face Seal이라는 용어는 다른 업체가 지난 2005년께 처음 사용한 것이며, 기술의 장·단점 등은 일본의 필름 제작업체가 과거 내놓은 자료에 있던 내용이라는 것이다. 다른 기술도 이미 논문을 통해 알려져 있거나 관련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었으므로 LG디스플레이가 비용과 노력을 들여 개발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밖에 2심은 자료에 담긴 재료의 사양 등에 영업비밀 표시가 없는 점, 패널의 두께 등은 그 자체로 경제적 가치를 갖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B씨 등이 영업비밀을 빼내 부정한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도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대법원도 A씨가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정보는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해당 파일은 LG디스플레이의 홍보자료로 영업비밀과는 달리 구체적인 내용이 생략돼 있다는 취지다. 그뿐만 아니라 A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나 다른 업체의 기술이 자료에 혼재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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