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위원회 ‘‘탄소중립 시민 실천 공모사업’에 선정
폐현수막 장바구니 마트 5곳에 비치…누구나 무상 사용
[과천=뉴시스]박석희 기자 = 경기 과천시 문원동에 사는 주부 유선영 씨는 최근 동네 마트에 들러 장을 보는 횟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마트에 갈 때 지난날처럼 장바구니를 별도로 준비하지 않고, 몸만 간다.
장바구니가 이미 마트에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나 지방선거 등 선거 때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선거용 폐현수막 처리에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는 등 골머리를 앓는다.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만들어져있어 소각 처리할 경우 온실가스나 발암물질 등의 유해 물질이 다량 배출된다. 아울러 폐현수막을 마대·수방용·제설 대책용 모래주머니 등의 한정적 방법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 재활용률은 10%에 미치지 못하고 나머지 90%는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문원동 주민자치 위원회가 폐현수막을 이용해 장바구니를 만들고 있다.
자치위원회는 만든 장바구니를 동네 마트 5곳에 비치해 놓고 있으며, 비치된 장바구니는 마트 이용객 누구나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마트에서 가져간 장바구니는 외출 길에 마트에 들러 반납하면 된다.
이에 앞서 문원동 주민자치 위원회는 지난 2월 과천시가 주관한 ‘탄소중립 시민 실천 공모사업’에 폐현수막을 활용한 공유형 장바구니 제작 및 보급하는 아이디어를 냈으며, 사업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지난 3월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을 직접 수거하고, 세탁해 인근 안양 인덕원 마을 학교 협동조합에 의뢰해 400개의 장바구니를 만들었으며, 이를 동네 대형마트 5곳에 배포했다.
아울러 장을 본 주민들이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관련 장바구니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등 폐현수막 재활용에 주력한다. 위원회는 600개를 더 만들어 여타 마트에도 배포키로 하는 등 폐현수막 재활용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송금자 위원장은 11일 “재활용 장바구니를 이용한다고 탄소중립이 단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함께 참여해 실천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환경 문제에 더 많은 시민이 관심을 두기를 청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표지교부된 현수막은 선거사무소 외벽 장식이나 투표독려를 비롯해 당선, 낙선인사 현수막은 제외하고 12만8000장이 사용됐다.
한 줄로 묶으면 그 길이가 1281km로 제주도 전체 해안선 길이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선거법상 현수막은 선거가 끝나면 '지체 없이 철거해야 한다' 정도만 나와 있지, 철거와 수거와 관련해선 명확한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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