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 웹소설 원작 '시맨틱 에러', 왓챠서 인기몰이
왓챠, 시멘틱 에러 외에도 브로맨스 등 마이너 장르에 초점
가입자 수로는 넷플·티빙·웨이브 등에 밀려…소수 '찐팬'에 집중
"다양성 극대화 통한 개인 취향 충족이 왓챠만의 차별성"
◆브로맨스 웹소설 원작 '시멘틱 에러', 공개 직후 왓챠 탑10 1위자리 수성
10일 업계에 따르면 웹소설 플랫폼 리디의 '시맨틱 에러'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왓챠 오리지널 작품이 지난 2월 첫 공개된 이후 3개월 가까이 왓챠 탑10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OTT 플랫폼의 약진으로 인해 장르를 막론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있지만 동성애를 소재로 한 브로맨스 작품이 장기간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왓챠는 시멘틱 에러뿐만 아니라 브로맨스 장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왓챠 인기작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수업중입니다', 지난달 왓챠 독점작으로 공개된 웹툰 원작의 '춘정지란', 시멘틱 에러와 같이 리디 웹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화를 앞두고 있는 '신입사원' 등이 대표적이다.
브로맨스 장르는 취향이 맞는 이용자들은 확실히 공략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생소함을 넘어 일부 이용자들에게 거부감까지 들게 할 수 있는 일종의 '양날의 검'이다. 왓챠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OTT 중에서 가장 앞장서서 브로맨스 장르를 공략하는 이유는 뭘까.
◆넷플과 함께 OTT 태동 이끈 왓챠…시장 급성장으로 영향력↓
지난 2016년 '왓챠플레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왓챠는 OTT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2010년대 후반 넷플릭스와 함께 국내 OTT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왔다. 해외 콘텐츠를 보려면 넷플릭스, 국내 콘텐츠를 보려면 왓챠를 보면 된다는 인식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OTT 시장이 성장하면서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토종 OTT들이 탄생하게 됐고 왓챠가 갖고 있던 기존의 장점들이 다소 퇴색하게 됐다. 넷플릭스와 비교했을 때 우위였던 국내 콘텐츠들은 방송사와 손을 잡은 티빙이나 웨이브에 밀렸고, 해외업체와의 콘텐츠 제휴 등도 경쟁이 훨씬 심해졌다. 왓챠에서 볼 수 있었던 HBO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이 웨이브로 넘어간 것이 대표적 사례다.
◆왓챠, 가입자 '양' 아닌 충성 이용자 '질'에 초점…"해지율만 줄여도 매출 급상승"
이러한 점을 고려해보면 왓챠의 마이너 장르 집중은 이용자의 '양' 보단 '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가입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충성 이용자들을 늘려 해지율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브로맨스 장르는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관련 콘텐츠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지 않다. 왓챠는 이렇듯 개인 취향을 겨냥한 틈새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왓챠는 지난 2월 열린 '2022년 왓챠 미디어데이'에서 종합 콘텐츠 플랫폼 '왓챠 2.0'의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가입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가입 해지를 막아 구독 잔존율을 개선하기만 해도 매출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왓챠는 이용자 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전체 콘텐츠 가운데 80% 이상이 실제로 매달 소비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번 가입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기만 하면 여타 OTT보다 풍족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전략은 왓챠가 계획 중인 해외 시장 진출 확대 전략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왓챠는 서비스 범위를 넓혀 2030년까지 전 세계 1억명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브로맨스 등 마이너 장르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왓챠의 틈새시장 전략이 해외 진출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 가치와 다양성을 극대화해 개인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왓챠 2.0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왓챠만의 차별성"이라며 "K-콘텐츠를 우리 플랫폼에 실어서 해외에 나가 글로벌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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