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경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여전
치료 후 직장복귀해도 부정적 시선도
'사회복귀 가능하다' 공감대 형성해야
재취업·취업지원 프로그램 확대 필요
횡문근육종을 앓은 암 생존자(경험자)의 실제 사례다. 매년 6월 첫째 주는 암 치료 후 암 경험자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암 생존자 주간'이다.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암을 진단받고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은 215만 명이다. 이 중 의학기술의 발달로 암 발병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은 70%를 넘어섰다. 하지만 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을 진단받으면 무조건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암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일을 꼭 그만둬야 한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암 치료를 받고 있고, 암 치료 후 일터로 복귀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치료 중 일을 계속해도 되는지, 치료 후 언제 복귀하는 것이 좋을지 등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는 게 좋다.
암 경험자가 치료가 끝난 후 직장에 복귀하면 '예전보다 쉽게 지치고 피곤해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지 않을까', '이전처럼 성과를 내지 못할 것 같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하지만 암을 치료한 후 일을 다시 시작했다는 이유 만으로 암이 재발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암이 재발할 확률은 예측하기 어렵다. 개인의 건강상태, 생활환경, 암의 종류, 진행정도 등에 따라 달라져서다. 재발확률이 낮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암 경험자가 암이 아닌 현재의 삶에 집중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유해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터에서 일에 집중하다 보면 스스로 암 환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오히려 삶에 충실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통해 피로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윤주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전임연구원은 "암 생존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기적 생존단계에서는 노동 참여, 사회복귀 지원에 대한 욕구가 컸다"면서 "질병을 지닌 이들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누구나 아플 수 있고 아프더라도 다시 사회로 복귀해 일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암을 어렵사리 치료해도 이후 사회복귀 자체가 쉽지 않은 것도 암 경험자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6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은 그림작가 조연우씨(닉네임 에피)는 '암 경험자 주간'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20대 후반 암에 걸려 치료한 후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고, 너무 속상해 많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또 "30대 초반 해외에서 근무할 기회가 생겨 너무 좋았다"면서 "하지만 암 경험자는 완치 판정을 받기 전에는 해외장기체류 보험에 가입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고, 또 호르몬 주사를 한 달에 한 번 맞아야 하는데 해외에서 가능한지 물어봐도 주변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질병을 마주하더라도 부담 없이 치료에 집중하고, 치료를 마치면 다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 연구원은 "기존 병가제도를 실효성 있게 개선하고,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조해 암 생존자, 특히 여성의 재취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면서 "현재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암 생존자 지원 프로그램도 청년층 특화 프로그램, 취업지원을 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3년간 일을 하다가 암 진단을 받은 19~50세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암인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경험자의 실직 위험이 모든 암 경험자 중 가장 높았고, 복귀율도 가장 낮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