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고산지역 기후변화 취약생태계 연구협의체 워크숍
김종갑 연구사, 2006년 796.8㏊ 작년 606.0㏊ 190.8㏊↓
"해발고도 낮고 경사도 높을수록 분포 감소율은 높아져"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의 보전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국내 국가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이 이날 오후 한라수목원에서 열렸다.
워크숍은 제주도를 비롯한 5개 국가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고산지역 기후 변화 취약생태계 연구협의체가 주최했다.
이날 도 세계유산본부 소속 김종갑 연구사는 ‘한라산 구상나무 15년(2006~2021)의 변화와 환경요인에 다른 대응 방안’을 통해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변화와 향후 대응 등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 분포는 지난 2006년 796.8㏊에서 지난해 606.0㏊로 190.8㏊가 감소했다. 감소 면적은 2006년 대비 23.9%다.
이는 마라도 면적(30㏊·0.3㎢)의 6.36배, 축구장(7140㎡)의 267배에 이른다. 서울로 따지면 강남구 신사동(1.89㎢)만한 면적이 사라진 셈이다.
해발고도별 구상나무림 변화를 보면 1500m 이하의 경우 2006년 104.2㏊에서 지난해 68.0㏊로, 1510~1600m는 316.0㏊에서 236.0㏊로 줄었다. 해발 1610m 이상은 2006년 376.6㏊에서 지난해 302.2㏊로 달라졌다.
15년간 해발고도별 감소율만 따지면 1500m 이하가 34.7%, 1510~1600m가 25.3%, 1610m 이상이 19.8%다. 해발고도가 낮을수록 구상나무 분포 면적 감소율이 컸다.
경사도가 높을수록 감소율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5년 이전에는 한라산 북측과 북동, 동·서측의 감소율이 높았지만 이후에는 서측과 북서측 방향의 감소율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갑 연구사는 이에 따라 “환경요인 분석과 자생지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요인이 파악되면 자생지별 매뉴얼을 실행해야 한다”고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대응 단계로는 ▲주의 ▲경고 ▲위험 ▲심각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주의 단계는 자생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고, 경고는 자생지 모니터링 개소 확대 및 전수조사 추진이다. 위험 단계에는 자생지 종자를 확보하고 마지막 심각 단계에서는 구상나무 자생지 외 보전원 조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사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연구협의체 차원의 공동대응 방안이 없어 기상 등 여러 상황 발생 시 네 단계로 나눠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이에 맞게 대응해 나가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각 단계에서의 자생지 외 보전원 조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소를 선정해 개체를 키우자는 것으로, 이 역시 협의체에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연구협의체는 8일 한라산에 올라 구상나무 자생지를 둘러보며 현장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연구협의체는 국내 고산지역 기후변화 취약생태계 관리 관련 연구 활성화를 위해 2018년 11월 구성됐다.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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