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미사일 16발, 5~6일 동해 가라앉아
北 무더기 발사 경향…한국군 맞대응 시작
연소 후 추락, 연료·산화제 오염 우려 작아
北 발사만큼 대응 사격, 적절성 의문 제기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지속적으로 동해를 향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한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해로 미사일을 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사일들이 무더기로 동해 해저에 수장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오전 "한미 동맹은 오늘 4시45분경부터 북한의 다수의 탄도 미사일(SRBM)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연합 지대지 미사일 ATACMS(에이태킴스) 8발을 동해상으로 사격했다"고 밝혔다.
에이태킴스는 한미 육군이 보유한 지대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다. 에이태킴스는 950개 자탄으로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미사일은 동해안 강원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한미가 미사일 처리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미사일 8발은 다양한 목표 지점으로 날아간 뒤 해저로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한 미사일들은 동해상 다양한 지점을 향해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그간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는 정확도를 과시하기 위해 알섬 등 특정 지점을 타격한 뒤 사진을 공개해왔지만 실전 배치 단계에 진입한 후에는 아예 공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비행 거리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이번에 쏜 8발 모두 동해 공해상에 떨어져 해저에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동해로 쏘는 미사일 수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을 비롯해 3발을 한꺼번에 쏜 데 이어 전날에는 8발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동해로 가라앉은 미사일들이 바다를 오염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료나 산화제에 독극물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연소를 마친 후에 추락하므로 남은 물질이 바다를 오염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 미사일 신규 개발 때 시험 발사에서 탄두에 화학 폭발물을 장착하지 않고 더미를 사용하는 경우 해양 오염은 최소화될 듯하다"며 "물론 이 경우에도 고체추진제 연소 후 잔류물이 약간의 오염은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로 티타늄이나 텅스텐 등 내열 금속 또는 합금으로 미사일 동체가 제작된다. 연소실이나 노즐 등은 탄소나 섬유 복합재 등이 사용되는데 환경에 좋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인체에 쉽게 흡수되는 중금속 계열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을 쏜다고 해서 한국군까지 무력시위 차원에서 동해로 사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한미 실사격 훈련에 대해 "대응 훈련은 적의 미사일 발사 직후에 적의 도발 원점을 감안해 실제 사거리만큼 정해진 시간 내에 실시해야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 이번은 킬체인을 한 것인지 KMPR(한국형 대량 응징 보복)을 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양 위원은 또 "우리도 매번 쏘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괜히 전시탄을 소모하는 것은 아닌지 정확한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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