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카톨릭대 생명대학원 진학 계기
'지구와사람' 창립 후 '지구법학' 이야기
"흐름은 시작됐다, 즐거운 방법 찾아야"
그런 강 대표가 '지속가능한 지구공동체' 문제에 오래 천착해왔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는 정치를 떠나 2008년 카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 진학한 것을 계기로 지구와 인간을 고민했고, 고민은 2013년 '생명 문화포럼', 2015년 포럼 '지구와사람' 창립으로 이어졌다. 생태문명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지식공동체를 지향하는 '지구와사람'은 학술, 교육, 문화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 대표의 오랜 고민은 지구의 위기가 강조되는 지금 '지구를 위한 변론'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지구와사람 사무실에서 만난 강 대표는 "10년 전에는 사실 일부 목소리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생태위기에 대한 각성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탄소중립목표설정과 법제화는 물론 기업 중심 경제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실천이 시작됐기 때문에 대전환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예견된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됐으나 준비가 늦어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기는 오래 이야기됐으나 실천이 부족했다는 취지다.
강 대표는 "나뿐 아니라 전문가들이 아쉽다고 지적하는 부분이 2009년 이명박정부의 녹색성장 목표가 현실화되지 못한 점"이라며 "만일 그 당시 그 목표를 잘 실행해나갈 수 있었더라면 우리의 준비가 10년 이상 앞당겨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거대한 생태위기에 직면해서 무언가를 시도해야 하고, 사람들이 제도적 대안들을 찾기 시작할 텐데, 그러다 보면 경험들이 쌓여서 세계관의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며 "이상적으로 새로운 대안법학을 거론하는 게 새로운 세계관의 자극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국외에서는 논의가 제법 활발하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남방돌고래 보호법안의 등장, 청소년들의 기후소송,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 공익 인정 판결 등 시선 변화가 체감되고 있다고 한다. 강 대표는 "이미 흐름은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흐름이 유쾌하게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정책 위주, 위기를 강조하는 방식이 아닌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가 지금의 생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무엇을 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방법이나, 위기를 강조하는 불안의 심리로는 우리가 미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강 대표의 고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와사람들은 연극을 무대에 올린 것에 이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등도 기획 중이다.
"즐겁고 기꺼이 할 수 있는 방법론들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 여건을 전제로 이야기하면 부정적이지만 제3의 대안, 새로운 어떤 에너지가 나올 거로 봐요. 어려움을 겪겠지만, 저는 낙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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