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선 압승' 국힘, 샴페인 대신 총선 대비 혁신위 구성
혁신위 사령탑에는 '文정부 첫 감사원장' 최재형 포진
민주 향해서는 "이재명의 강 건너야 새로운 길 보여" 훈수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1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계파 갈등에 빠진 사이에 국민의힘이 '정당·공천 혁신' 의제 선점에 나섰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후퇴해야 한다는 훈수까지 나왔다. 지방선거 참패로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을 승자의 여유로움을 갖고 바라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2일 최고위원회에서 2년 후 총선을 대비해 정당 개혁, 공천 혁신 등을 추진할 혁신위원회 출범을 의결했다. 지방선거 압승에 오만하지 않고, 오는 2024년 총선에 대비해 당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혁신위원장에는 '공명정대함'을 이유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포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첫 감사원장이었으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등을 두고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2년전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도취돼 일방적 독주를 하다 2년만에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처럼 저희도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당의 조금 더 개혁하고 노력해야하는 부분들이 노정된 게 있다"며 혁신위 출범을 알렸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 앞으로 2년이 채 안 남은 총선 승리가 더욱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600일 남은 총선을 염두에 두고 남은 더욱 더 개혁 행보, 정당 쇄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대선 패배 후 그랬듯이 졌지만 잘 싸웠다며 정신승리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한사람 지켰다고 안도해서는 더더욱 안된다"며 "민주당은 협치하라는 민심에 정말 응답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21대 국회 시작부터 의장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독차지해서 힘자랑 한 것이 나비효과가 돼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로 나타났다"며 후반기 원구성시 법사위원장을 넘기기로 한 전반기 상임위 배분 합의를 준수할 것도 거듭 촉구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대선 불복으로 민심에 역주행하던 이재명의 민주당이 민심의 벼락을 맞았다"며 "민주당은 ‘이재명의 강’을 건너 당내 합리적 인물 중심으로 재편해야 산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재명의 강'을 건너야 새로운 길이 보일 텐데 안타깝게도 이재명을 앞세워 강경 노선을 주도했던 이들이 차기 총선 공천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그 길로 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견된다"며 "민주당이 당내 합리적 인물을 중심으로 재편돼 이제는 교조주의적 모습에서 탈피해 합리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선진 정치문화를 만드는 카운터파트가 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도력 공백 상태에 빠졌다.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고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총지휘했던 이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이틀 연속 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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