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후예 자임 윤석열 대통령 영향…정권 안정론에 무게
성비위 추문 영향·민주당 내분 복합 작용…총선에서 재승부
'진짜 일꾼론'으로 맞선 진보세력은 충청의 후예를 자임하는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민심의 파도를 넘지 못했다.
대전시장엔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민선4기 당시 한나라당 박성효 시장 이후 12년만에 권력을 가져왔다. 이 후보는 51.19%를 득표해 48.80%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현 시장을 2.39%p 차로 이겼다.
지난 민선1·2기 홍선기 시장 이후 민선3기부터 연임 시장이 한 명도 없는, 이른바 '4년 단임제'라는 기록도 이어가면서 매서운 표심을 보여줬다.
허태정 후보는 재임중 성과를 내세우면서 '연임시장' 필요성을 호소했으나 이른바 윤풍(尹風)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는 사이라는 점 등을 내세우면서 '힘 있고 능력있는 시장'을 강조해 유권자 표심을 얻는데 성공했다.
'노무현의 도시' 세종시는 전통적으로 진보진영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으나 이번엔 달랐다.
공무원을 비롯해 젊은 층이 대거 이주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젊고 진보적인 색채를 지녔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세종시의 기존 표심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인한 가격폭등 후유증이 전국에서 가장 큰 지역인데다, 3선 시장에 대한 피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충남도지사선거는 막판 박완주 국회의원의 성비위 사건이 표심의 향배를 가르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 성폭력 사건으로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반감이 있던 터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의 출마를 권유했다는 것도 보수세력의 표심결집에 작용했다.
충청지역은 전통적으로 다소 보수 색채가 짙었다가 세종시 건설과 안희정 전 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세력이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지방단체장 선거에 승리한 경우가 많아지면서 진보세력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대전은 시장선거와 5개 구청장 중 4석을 국민의힘이 담아갔고, 충남도 15개 시·군 가운데 태안·부여·청양 등 3개군을 제외하곤 국민의힘이 자리를 휩쓸었다.
일단 안정적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준 충청표심이 지속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낮은 투표율은 여야 양 진영이 생각해볼 대목이기도 하다.
불과 2년 뒤 국회의원 선거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전지역 7개 선거구와 세종시 2개 선거구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충남은 11석중 5석만 국민의힘 소속이다. 지선의 결과가 국회권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직 지방의원 A씨는 "정권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는데다, 충청도 양반으로 표현되는 민심이 점잖지 못한 성비위 사건 등에 대해서도 반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뼈를 깎는 쇄신이 절실하고, 국민의힘은 2년 뒤 총선을 목표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큰 과제가 생겼다"고 강조하고 "투표율이 저조하고, 두자릿수 이상의 격차는 아니라는 점에서는 양 진영이 생각할 여지도 많은 선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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