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왕' 故 김일 고향 고흥 금산 출신 `섬소년' 재수끝에 지방정부 수장
열혈학생운동가·3선 국회의원·청와대 정무수석 거처 꿈을 이루다.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열혈 학생운동가, 3선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등 화려한 경력의 `섬 소년'이 재수 끝에 지방정부 수장에 올랐다.
`1964년생' 강기정(57) 당선인은 `박치왕' 고 김일 선수와 같은 고향인 전남 고흥 금산에서 8남매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적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았던 섬소년은 광주 대동고 2학년이었던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만나면서 이전과는 조금씩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남대 입학 후 조용한 성격을 바꾸기 위해 가입한 사회조사연구회에서 맞닥뜨린 고(故) 박관현 열사(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의 사망 소식으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는다. 민주화를 외치며 저항의 시절을 살았고 1985년 삼민투위원장을 맡아 전두환 정권타도 투쟁을 하다 8년 징역을 선고받고 3년7개월간의 옥고도 치른다.
이후 청년·재야 운동에 헌신하다 시민 삶을 바꾸기 위한 제도정치 길에 뛰어들었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선거, 2002년 재보궐 선거 등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차례 고배를 마셨으나 2004년 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39살의 젊은 나이로 당선된다. 이후 광주 북구갑에서 18, 19대까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기초노령연금법’, ‘노인요양장기보험법’등을 만들어 대한민국 대표 효자로 불리기도 했다.
2016년 총선에서 당시의 반문(文) 정서 해소를 위해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됐고 한차례 고비를 맞았다. 민주당 탈당 후 출마를 여러 차례 권유받았으나 끝까지 민주당을 지키는 원칙과 소신의 길을 걸었다.
이후 독일유학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을 공부하고 정책적 전환점을 맞는다.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 총괄수석본부장으로 AI(인공지능), 한전공대, 달빛내륙철도 등 호남 공약 등을 기획했다. 이후 싱크탱크인 ‘더큐브’를 발족하고 광주 경제와 산업 분야에 특화된 정책을 내놓기 시작한다.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돼 참여정부 이후 1년8개월 최장수 정무수석을 지냈다. 지난 2018년 광주시장에 도전했다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절치부심끝에 4년만에 민선 8기 광주시장에 당선됐다.
국회의원 3선의 정치경륜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쌓은 국정경험을 기반으로 한 빠른 추진력과 여야를 넘나드는 풍부한 인적네트워크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prax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