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5년만에 개막...디큐브아트센터
민우혁·온주완·조형균·최재웅 등 출연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하며 사람들의 귀가를 재촉해 '귀가 시계'로 불렸던 90년대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가 뮤지컬로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당대 최고 스타인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이 태수, 우석, 혜린으로 분해 한국 근현대사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렸다. 24부작을 2시간반 가량에 압축시킨 뮤지컬은 이 세 사람의 관계에 더욱 집중했다.
김동연 연출은 31일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드라마가 갖고 있는 가치나 메시지가 훌륭하고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뮤지컬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다"며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어떤 인물은 배제되고, 어떤 인물은 드러나게 했다. 사건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기에 가사와 장면 안에 편집하거나 속도감있게 표현했다"고 밝혔다.
음악도 캐릭터에 중점을 두고 세 사람의 고민과 방황, 우정을 넘버에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15인조 오케스트라에서 현악기와 관악기의 비중을 높여 서정적인 느낌을 살렸다. 드라마에서 들은 익숙한 음악이 아닌 뮤지컬만의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2017년 초연 후 5년 만에 돌아왔지만, 새 프로덕션과 창작진으로 무장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박 음악감독은 "이번이 초연이라고 생각하고 작업했다. 대본도, 음악도 모두 새롭게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힘을 가지고 싶었던 태수 역은 민우혁, 온주완, 조형균이 연기한다. 태수와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의 정의가 되고 싶었던 신념의 검사 우석 역은 최재웅, 송원근, 남우현이 맡는다. 자신의 운명 앞에 당당하게 맞서는 혜린 역은 박혜나, 유리아, 나하나가 출연한다.
민우혁은 "워낙 유명하고 많은 분이 향수를 가진 작품이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는데, 관객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싶었다"며 "어릴 적 어렴풋한 기억은 있지만 다시 (드라마를) 보진 않았다. 뮤지컬의 드라마를 이해하고 표현해내면 저만 알고 있는 태수의 서사가 무대에서 보여지지 않을까 싶었다. 오롯이 무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태수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조형균은 "힘든 세상 속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저희의 이야기"라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 유일하게 합류한 최재웅은 "초연 때 모자랐던 부분을 재연을 통해 마무리를 잘 지어보려고 한다"며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원작은 똑같기에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햄릿'도 수많은 편이 있듯 모래시계도 이제 두 번째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나는 "다른 시대 속에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며 "작품에서 마주한 상황은 가슴 아팠지만 그 속에 이를 뚫고 나가려는 인물들이 있었고, 우리는 이를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유리아도 "혜린은 영웅이 아니라서 좋았다.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으려는 용기가 있다면 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한 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막을 올린 '모래시계'는 오는 8월14일까지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