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보도…전쟁 이후 밀가루·식용유 값↑
아프리카, 러·우크라로부터 밀 44% 수입해와
[모가디슈=AP/뉴시스] 유자비 기자 =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 거주하는 아얀 하산 압디라흐만은 최근 아이 11명의 아침 식사를 위해 구매하는 밀가루 비용이 불과 몇달 전보다 2배나 비싸졌다고 토로한다.
소말리아에선 대부분의 밀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수입해왔기 때문에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그는 "요즘 물가가 올라 밀가루와 기름을 살 여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아프리카의 기아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소말리아로 밀가루를 수입하는 사업가 하지 압디 디블로는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다른 곳에서 식량을 들여올 컨테이너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말리아인들은 밀을 재배할 곳이 없으며 방법도 모른다"며 "우리는 지금 밀 공급이 바닥났을 때 미래가 어떻게 될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또다른 1800만명의 사람들이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심각한 기아에 직면하고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이달 초 "기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대유행 관련 혼란으로 인해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치료 식품 비용조차 향후 6개월 동안 16%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2018~2020년 밀의 44%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이미 밀 가격이 45% 치솟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카메룬의 제빵사 실베스터 아코는 밀 수입 부족으로 빵 가격이 40%나 오른 이후 하루 300명의 고객이 100명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직원 7명 중 3명을 해고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밀 수입 부족과 함께 수입 비료 가격이 급등해 아프리카 대륙의 식량 생산량이 2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15억달러 규모를 투입해 농부들에게 종자, 비료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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