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고성 재해 치명률의 44배
오폐수·분뇨 처리 작업 가장 위험
"산소·유해가스 농도 측정 뒤 작업"
30일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2~2021년 질식사고로 근로자 348명이 재해를 입었고,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65명(47.4%)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치명률을 계산해보면 일반적인 사고성 재해(1.1%)보다 44배, 추락 재해(2.5%)보다 19배, 감전 재해(6.45)보다 7배 높았다.
작업 유형별로 보면 오폐수 처리, 정화조, 축산분뇨 처리에서 가장 많이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작업 중에 발생한 황화수소 중독 또는 산소결핍 질식사고는 52건이고, 이로 인한 사상자는 91명이었다. 이 중 36건은 사망으로 이어졌고 49명이 사망했다.
한 번에 3명 이상 사고를 당한 경우도 10건에 달했다. 지난 2017년 경기 여주시 한 농장의 돈사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에게 다량의 돼지 분뇨가 쏟아지자 이를 구하러 들어간 다른 근로자까지 같이 쓰러져 2명이 황화수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질소, 아르곤 등 불활성가스를 취급하는 탱크·반응기에서 설비 작업 도중 발생한 산소결핍 질식사고는 17건으로 나타났다. 재해자는 37명, 사망자는 23명이었다.
이밖에 ▲콘크리트 양생 작업 19건(사망 14명) ▲배관, 탱크 용접작업 14건(사망 13명) ▲관거·맨홀·집수정·탱크 내부 작업 17건(사망 15명) ▲환기 불충분 공간에서 양수기 가동 16건(사망 8명) 등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 보면 봄 63건, 여름 49건으로 더운 날씨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을은 40건, 겨울은 44건이었다.
봄(20건)·여름(15건)·가을(11건) 모두 오폐수 처리시설 사고가 가장 많았고, 여름철에는 맨홀·집수정·탱크 작업(7건)이나 환기가 불충분한 공간의 양수기 작업(6건) 중에도 사고가 발생했다. 겨울철에는 갈탄 등을 사용해 콘크리트 양생작업(15건)을 하다 질식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고용부는 질식사고를 막기 위해 현장 관리감독자가 밀폐공간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산소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한 후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자 역시 밀폐공간의 위험성을 알고 내부 공기 상태가 안전한지 확인되지 않았다면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철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정책관은 "올해부터는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연간 3명 이상의 질식재해자가 발생하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며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관리와 예방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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