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보조 음성 안내 앱 '설리번 플러스'에 음성AI 적용
'아리아'라고 호출한 뒤 원하는 기능 말하면 돼…비전AI도 추가
청각장애인 위한 '보이스뷰'…음성통화 텍스트로 바꿔 소통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이게 샴푸인지 린스인지, 감기약인지 소화제인지 사소하지만 늘 부탁해야 하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세탁기 표시창 남은 시간까지 인식해 주니 너무 좋았어요. 남의 눈을 빌리지 않고 휴대폰으로 볼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요.”
SK텔레콤이 소셜벤처 투아트와 서비스하는 ‘설리번플러스X누구’를 사용한 시각 장애인의 이용 후기다. 설리번플러스X누구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주변 사물, 사람, 문자를 인식해 한국어로 안내하는 ‘설리번 플러스’에 SK텔레콤의 음성AI ‘누구’를 적용한 서비스다.
시각장애는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나의 문제일 수도 있다. 신체에서 가장 노화가 빠른 기관은 눈이라고 한다. 시각장애의 40%가 50대 이후 발생할 정도라고. 국내 25만 시각장애인 중 92.4%가 질병 등으로 시력을 잃은 중도 시각장애인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진입 중인 우리나라는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설리번플러스X누구는 보이지 않는 데서 오는 어려움 극복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과 투아트의 인연은 지난해 디지털 포용 공로자 포상 시상식에서 시작됐다. 투아트는 국무총리상, SK텔레콤은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자리였다. SK텔레콤이 먼저 투아트에 관심을 보였고 이어진 미팅에서 ‘누구’ 적용을 제안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출시된 설리번 플러스가 만족도 대비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약 3000명 정도밖에 사용하고 있지 않았던 것. SK텔레콤은 중도 시각장애인들이 하나씩 터치하면서 메뉴를 찾는 화면 읽기 기능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제는 “아리아”라고 호출한 뒤 원하는 기능만 말하면 된다. 협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부터는 SK텔레콤의 비전AI까지 적용, 얼굴인식 성능도 개선했다. 설리번플러스가 특정 인물을 기억하고 이름도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이 향상됐다.
설리번플러스X누구는 올 초 세계적 권위의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의 '접근성·포용성을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 사례'로 뽑혀 수상을 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설리번플러스 이용자 확대를 위해 전문 강사를 기용, 시각장애인과 고령 저시력자를 대상으로 사용법 강좌 활동을 펼친다. 또 자사 시각장애인 고객을 대상으로 설리번플러스를 알리는 캠페인도 추진한다.
화폐 인식 등과 같은 기능을 추가하고 음성인식을 고도화해 자연어와 가까운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접근성 개선을 위해 이용자 인터뷰와 전문가 검증도 거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8월에는 한층 더 개선된 서비스로 나올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이같은 활동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배리어 프리 AI'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뷰' 서비스도 있다. 보이스뷰는 AI 기술을 활용해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고, 텍스트를 음성화해 음성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원활히 통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SK텔레콤은 휴대폰을 이용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통화 서비스에서 소외된 이들을 청각장애인이라고 보고 AI를 활용해 청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보이스뷰'를 내놨다. 이 기능은 T전화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추가됐으며 현재는 청각·언어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
청각·언어 장애인 이용자가 상대방의 전화를 보이스뷰로 받을 경우, T전화가 발신자의 목소리를 텍스트로 변환해 통화 내용을 메신저 창에 전달한다. 발신자는 청각·언어 장애인 고객이 작성한 텍스트를 누구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연내 청각장애인이 먼저 전화를 걸 수 있는 발신 기능을 추가하고 상황에 맞는 추천 대화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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