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남부지검청사에서 취임식
'상갓집 항명파동' 심재철 이임사 되받아 언급
합동수사단 '루나' 수사엔 "언급할 단계 아냐"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양석조(49·사법연수원 29기)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이 취임 일성으로 "과잉된 정의, 과소한 정의라는 함정에 빠져 사건의 실체로부터 도피하는 과오를 범해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지검장은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그는 "민주사회는 정파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상존할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결국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정의는 바로 공정성"이라며 "검찰이 각종 정치·경제적 권력에 휘둘리거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증거만 바라보고 법과 원칙에 따를 때,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정한 검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양 지검장은 "이제 더 이상 과잉된 정의, 과소한 정의라는 함정에 빠져 사건의 실체로부터 도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말해 관심을 받았다. 양 지검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난 심재철 전 남부지검장은 며칠 전 이임사에서 "과잉된 정의는 진정한 정의가 아니다. 정의가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어서다.
양 지검장은 2020년 심 전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일 때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무혐의 검토를 지시한 것을 두고 "그런 사람이 검사냐"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상갓집 항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났던 양 지검장은 정권교체 후 남부지검장으로 영전했고, 심 지검장은 비수사 부서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양 지검장은 또 최근 새로 출범한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동수사단)을 언급하며 "금융·증권범죄중점청으로서 건전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과 투자자 보호라는 막중한 책무를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양 지검장은 최근 통과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해선 "최근 허물어진 법체계에 실망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힘없는 국민들의 눈물을 외면해선 안된다"며 다중서민생활침해 범죄나 여성·아동·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해 수사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양 지검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합동수사단에서 수사하는 루나·테라 폭락 사태 관련 고소 및 고발 사건과 관련, "특정 사건에 대해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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