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층 선거연대 나선 '거물급' 임태희 '반(反) 전교조' 형성, 진보교육감 비판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된 성기선, '준비된 교육전문가'...교사·연구자·행정가 경험
'깜깜이 선거' 우려 속 유권자 표심은...공식 선거운동 첫 날부터 유세일정 빼곡
이번 도교육감 선거는 중도·보수를 표방한 임태희 후보와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성기선 후보가 맞대결하는 구도로 이뤄지면서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두 후보는 본격 선거운동에 들어가기 전부터 ‘9시 등교제’, ‘혁신학교’ 등 소위 ‘진보교육감표’ 교육정책에 대한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선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보수’ 임태희 vs ‘진보’ 성기선...도내 유세전 나서
임 후보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152-9번지 일원에서 아침차량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첫 공식 선거운동에 나선다.
이어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한 시간 가량 성남 야탑역으로 이동해 야탑광장에서 유세 출정식을 갖고, 낮 12시부터 성남 모란시장으로 장소를 옮겨 유세를 진행한다.
오후 3시에는 용인 수지구청 일대를, 오후 6시에는 수원역 4번과 7번 출구 사이에서 각각 유세전을 펼친다.
마지막 일정은 청년층과 직장인들의 많이 모이는 수원 나혜석거리와 인계동에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표심을 호소할 예정이다.
성 후보는 첫 공식 선거운동 일정으로 오전 7시 수원역을 택했다. 이어 오전 8시 30분 수원 칠보중학교 일대에서 아침맞이에 나서고, 오전 9시 칠보중 교육가족 간담회를 갖는다.
오전 11시 경기도교육청 3층 브리핑룸에서 핵심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연 후 오후 1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진행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도회와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어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평택 지제역과 평택역을 비롯해 롯데마트 오산점과 롯데시네마 병점까지 계속 장소를 이동하며 유동인구가 몰리는 장소에서 현장유세를 진행한다.
성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째 날에 별도의 출정식을 열지 않는 대신 유권자를 공략할 공약 발표에 방점을 찍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진보교육감 13년, 수성이냐 탈환이냐...유권자 표심은?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2014년 민선 3기부터 현재 민선 4기 임기를 맡고 있는 이재정 교육감이 지난 3월 ‘3선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본격 선거에 들어가기 전부터 각 후보들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진보진영은 다양한 경력을 지닌 여러 명의 후보들이 나오면서 불과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는 시점까지 단일화된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사분오열하는 조짐을 보였다. 일부 후보가 빠진 가운데 실시된 단일화 작업이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국회의원 3선, 고용노동부 장관,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까지 역임한 바 있는 임 후보가 일찌감치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교육 현안에 대한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리스닝 투어’를 진행하며 보수교육감 출마 명분을 쌓아갔다.
정치권에서 소위 ‘거물급’으로 평가받는 임 후보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반(反) 전교조’ 노선을 형성하면서 지난 13년간 경기도교육청을 이끌었던 진보 성향의 김상곤, 이재정 교육감이 추진한 교육정책 문제점을 지적하며 ‘9시 등교제’ 폐지, ‘혁신학교’의 대대적인 손질 등을 예고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임 후보로 주도로 전국 10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이 모여 중도·보수를 표방한 전국 선거운동 연대를 결성하기도 했다.
임 후보를 필두로 서울 조전혁, 인천 최계운, 대구 강은희, 세종 이길주, 충북 윤건영, 충남 이병학, 강원 유대균 후보, 경북 임종식 후보, 경남 김상권 후보 등 총 10명의 후보가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선거운동 연대 합의문에서 ▲반지성교육 아웃 ▲반자유교육 아웃 ▲전교조 아웃을 슬로건으로 정책연대, 지지연대, 선거캠페인 연대 등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임 후보는 이날 전국 연대 출범식을 마친 뒤 “전교조 교육감을 없애기 위해 중도·보수 후보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은 지역은 지금이라도 단일화 협상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10일 경기도교육감 선거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최종 선출된 성 후보는 ‘반(反 ) 전교조’ 구도를 형성 중인 임 후보의 이념 논쟁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교육전문가로서 차별화된 공약 발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교사부터 교육연구자, 교육행정가까지 두루 교육계 경력을 섭렵한 성 후보는 ‘준비된 교육전문가’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학교현장과 교육행정에 대한 실무감각을 겸비하면서도 교육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쌓은 것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2014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이재정 후보(현 교육감)의 정책위원장을 맡았다. 이 때 혁신학교 지속과 꿈의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등 새로운 정책 방향을 함께 만드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 산하기관인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에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에 취임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보름 만에 포항지진이 일어났고, 예정돼 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이를 총괄하면서 수능을 완료할 수 있도록 관리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도 또 다시 수능이 연기됐지만 무사히 치른 뒤 지난해 2월 퇴임했다.
지역교육계 한 인사는 “다른 선거와 달리 교육감의 경우 유권자들로부터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 게다가 현직 교육감까지 불출마했기 때문에 자칫 ‘깜깜이 선거’로 빠질 수 있는 공산이 크다”며 “이런 가운데 서로 다른 진영 간 맞대결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데 짧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한 표라도 더 얻고자 유권자를 위한 정책 대결보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에 열을 올리는 ‘혼탁 선거’로 흘러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