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물량 532가구, 1년 만에 4배 이상 늘어
작년 급등한 인천 집값 1월 말부터 하락 추세
송도 아파트 8개월 새 2억원 하락 거래 잇따라
인천 매매수급지수 93.8, 21주 연속 공급>수요
"당분간 하락세 이어져" vs "전망 나쁘지 않아"
18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인천 지역 미분양 주택 물량은 3월 말 기준 532가구로 전월(409가구) 대비 30.1% 늘었다. 전년 동기 132가구에 비해서는 4배 이상 늘었다.
인천에서 올해 분양한 단지들이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단지는 기존 당첨자들이 계약을 줄줄이 포기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
'송도 럭스오션SK뷰'는 지난 3일 두 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섰지만 16가구 중 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의 경우에는 지난 2일 실시한 일곱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18가구 중 5가구가 다시 미달됐다.
분양 시장뿐 아니라 기존 주택 가격도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5월 9일 기준)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올해 1월 마지막주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올해 누적으로는 0.08% 떨어졌다.
인천 지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로 올해 들어 0.54% 하락했다. 동구(-0.32%), 남동구(-0.16%), 서구(-0.13%), 부평구(-0.04%)도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e편한세상송도'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3일 8억55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최고가 10억7500만원(20층)에 비해 2억2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송도동 '송도SK뷰' 전용면적 84㎡의 경우에도 지난달 15일 8억4000만원(27층)에 거래돼 지난해 8월 최고가 10억5000만원(16층)에 비해 2억원 넘게 떨어졌다.
시장에 매물도 점점 쌓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인천 지역 매매 매물은 2만6361건으로 올초 1만7527건에 비해 50.4%(8834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인천 아파트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인천은 작년에 아파트값이 22.6% 올라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인 만큼 매수세들 입장에선 가격 부담이 큰 상황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집값이 보합 내지는 조정 양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인천도 최근 하락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인천은 올해 입주 물량이 작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라 전세 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1만9258가구에서 올해 3만7907가구로 2배가량 늘어난다. 내년에는 4만2073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인천의 최근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은 지난주(5월9일 기준) 93.8을 기록해 전주 95.0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20일 부터 21주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부동산 시장에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공급이 쏟아지고 시장에 매물이 쌓이자 매수 심리도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인천 내에서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주변 일대에 공급이 많고, 다른 지역이 상승하던 시기에 덜 오르다가 작년에 뒤늦게 가격이 많이 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최근 나타나는 하락세가 반전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최근 5년 간의 상승률을 보면 인천은 서울이나 경기 지역에 비해 높지 않아 현재 나타나는 조정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천 지역 입주 물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와 달리 본인 입주 비율이 높기 때문에 시장에 매물화 되는 경향이 크지 않다"며 "최근 나타나는 하락세는 작년 폭등에 대한 소화 과정이라고 봐야 하며 최근 5년치 상승률을 보면 서울, 경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 앞으로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