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차량 운전대를 생각하면 통상 둥근 원형이 떠오르지만 최근에는 나비모양, 팔각형 등 다양한 디자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참신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지만, 일각에선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지난달 첫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Z 450e'를 유럽과 북미시장에 출시했다. 해당 차량의 핸들은 나비모양의 요크 핸들로 주목받았다.
기존 원형에서 위아래가 없이 양쪽만 있는 모양인데, 언뜻 비행기 조종석같은 느낌을 준다.
토요타는 이 핸들이 운전자의 다리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특이한 모양의 핸들로 유명하다.
테슬라는 지난해 나비 모양의 요크 핸들을 모델 S와 모델 X에 적용했다. 네모를 반으로 잘라 손잡이를 밑에 위치시킨 모양이다.
원형 핸들을 쓰는 다른 테슬라 모델 이용자들도 일부러 요크 핸들로 교체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테슬라가 이 모양으로 핸들을 바꾼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선호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둥근 운전대는 이제 지루하다"고 남긴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전기 콘셉트카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를 선보였다.
1세대 그랜저 외양을 그대로 구현한 이 차량은 기존 원형이 아닌 살짝 아랫부분이 일자형이었다. 핸들 중앙부에서 하나의 포크가 지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테슬라 등 나비형, 팔각형 핸들에 비하면 기존 원형 핸들과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우디가 지난달 공개한 콘셉트카 '아우디 어반스피어'의 핸들도 특이하다.
가로로 길쭉한 팔각형 형태로 알파벳 D가 누운 모양이다. 해당 핸들엔 기존 버튼을 없애고 터치식으로 구성했다.
현대차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와 아우디 어반스피어는 콘센트카로 판매용은 아니다.
새로운 모양의 핸들은 기존 핸들 디자인과 달라 미관상 차별성이 있다. 또 나비형, 팔각형 핸들은 운전 시 다리가 맞닿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모양의 핸들이 안전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다.
나비형 핸들은 보통 F1그랑프리 경주차에서 찾아보기 쉽다.
단 시간내 빠른 속도로 달리는 레이싱차에는 적합하지만 보통의 도로에서 회전을 하거나 좁은 길에서 주차할 때는 나비형 핸들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 단체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 요크형 운전대를 두고 "테스트를 해보니 핸들이 손에서 미끄러지거나 실수로 경적을 울리는 일이 수차례 발생했다"고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곡선 구간에서 핸들을 돌릴 때 손으로 잡아서 한바퀴 밀면서 돌리는게 정확한 운전법인데 나비형, 팔각형 핸들은 그게 안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산차 수입차 할거 없이 오른쪽은 가속페달, 왼쪽은 브레이크라는게 일종의 약속인데 그런 약속들이 어긋나면 사고로 이어진다"며 "보기엔 멋진질 모르지만 운전할 때는 도리어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