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 태워달라" 경찰에 행패 부린 20대 '1심 무죄→2심 벌금'

기사등록 2022/05/14 06:30:48

[울산=뉴시스]유재형 기자 = 순찰차 밖으로 자신을 끌어내려는 경찰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해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에 대해 2심 법원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현진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하차 요구를 거부하고, 장시간 동안 소란을 피우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내릴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순찰차 운행을 위해 팔을 잡고 끌어내리는 정도의 행위는 정당한 직무 집행을 위한 조치인 만큼, 피고인의 잘못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관이 피고인과 그 일행을 태워 귀가시켜 주려고 했는데도 부당한 요구를 하면서 욕설과 소란행위를 지속했고, 피고인을 하차시키려는 경찰을 폭행해 그 죄가 가볍지 않다"며 "다만 공무 방해의 정도가 약한 점,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감안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20년 1월 경남 양산시의 가계에서 일행인 B씨, 미성년자 여자 후배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후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과정에서 순찰차에 B씨도 함께 태워달라고 요구했지만 경찰관이 자리가 없다며 이를 거부하자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관은 차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는 계속 반말과 욕설을 하며 버티면서 실랑이를 벌였고, 경찰이 A씨의 팔을 잡고 강제로 하차시키려 하자 오히려 멱살을 잡는 등 폭력행위를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경찰관의 수차례에 걸친 요구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순찰차에서 내리기를 거부하면서 반말과 욕설을 한 것을 고려하면 강제 하차 조치가 허용될 여지도 크다"면서도 "당장 끌어내지 않으면 곧 다른 사람의 인명과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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