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차남, 변호사이자 케빈 모리스에게 25억원 이상 빌려
탈세 혐의 관련 세금 내고 생활도…백악관, 기소 앞두고 난감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할리우드 변호사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우려를 낳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헌터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우스파크'의 라이선스 계약 중개로 큰돈을 번 변호사이자 소설가인 케빈 모리스에게서 200만달러(약 25억원) 이상을 빌렸다.
돈은 생활비와 체납 세금을 내는 데 사용했다. 현재 헌터는 외국 기업 거래 및 탈세 관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모리스는 헌터의 친자 확인 및 양육비 소송을 조언하고, 작년 회고록 출간을 돕는 등 헌터의 친구이자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그는 헌터의 회고록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도 후원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고자 헌터의 개인사를 물고 늘어졌다고 비판하며 헌터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해자로 묘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헌터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근무 관련 의혹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부리스마에서 이사로 활동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아버지의 영향력을 활용해 고액 연봉을 받고 일했고, 부리스마에 대한 현지 검찰 수사를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헌터의 마약 중독, 이혼, 미망인 형수와 연인 관계 등 복잡한 개인사가 드러나기도 했다.
백악관에서 헌터와 모리스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형의 죽음과 마약 중독으로 망가진 헌터의 인생을 모리스가 바로 잡고 수사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서적 안정을 제공한다고 여긴다.
헌터가 모리스에게서 빌린 돈으로 세금을 내면 검찰이 세금 관련 혐의로 그를 기소하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우군 중에는 헌터를 골칫거리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헌터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공개적으로 맞붙는 게 부담스러운 데다 대통령의 아들이 부유한 후원자의 재정 지원을 받는 게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헌터가 우크라이나 가스회사에서 받은 돈을 연상케 할 수도 있다.
모리스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고, 백악관도 논평을 거부했다.
모리스의 동료들은 모리스가 2019년 바이든 대선 캠페인 모금행사에서 헌터를 만나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모리스는 헌터를 만나기 전 바이든 대선 캠페인에 2800달러를 기부했으나 헌터를 만나고서는 5만5000달러를 냈다.
NYT는 "모리스와 헌터의 움직임은 연방 검찰이 헌터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백악관에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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