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이 무소속 출마…절반 넘는 6명이 정당공천과정서 불만 품고 탈당
국힘 5명, 민주 1명 분포…野보다 與에 영향 더 크게 미칠 듯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를 앞두고 부산에서는 '무소속' 후보자들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득표 정도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장의 '명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6명의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이번 지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총 11명으로 지난 7회 선거 때와 절대 숫자는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속사정이 좀 다르다. 절반이 넘는 6명이 공천과정에 대한 불만으로 소속 정당에서 탈당 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5명, 더불어민주당 1명이다.
국민의힘에서 무소속 출마자가 많은 것은 그만큼 공천과정이 물밑에서부터 치열했음을 의미한다. 또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으로 공천을 받을 경우 그만큼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들은 나름대로 지역에서 표밭을 일궈왔고 공들여 입지를 다져온 사람들이라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러 정당에서 후보를 냈었던 지난 지선과는 달리 사실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간의 싸움이 된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어떤 득표를 하느냐에 따라 선거 향배가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양당간에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지역에서는 '무소속'이 승패를 좌우할 변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민의힘에서는 무소속의 바람을 '찻잔 속 태풍'으로 애써 무시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내심 불리한 판세에 '무소속 선전'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편 지역 정가에서는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이 선거 패배에 대한 비난을 우려하고, 막판 물밑 협상에 따라 일부는 중도 사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경선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무소속으로 나섰던 이순용 후보는 지난 9일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출마 후보로는 윤정운(중구), 권오성(동래구), 김정우, 심헌우(기장군), 손상용(북구) 등이다.
중구에서는 윤정운 전 구의회 의원이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힘 최진봉(전임 구청장) 후보와 민주당 문창무(전 시의회 의원) 후보가 격돌한다. 중구는 부산에서 가장 적은 선거인수(3만7987명, 20대 대선기준)를 보유, '1만 명만 득표해도 당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다. 무소속 후보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1000여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국힘 장준용(동래구 체육회장) 후보와 민주당 김우룡(전임 구청장) 후보가 대결을 펼치는 동래구에는 권오성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시의원 재선 출신인 권 후보는 35년간 정당생활을 하며 입지를 다져왔지만 경선기회 조차 얻지 못하자 지난달 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국힘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에서 입지가 탄탄한 권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정치신인 장 후보를 내세운 국힘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힘 오태원(건축사 대표) 후보와 민주당 정명희(전임 구청장) 후보가 경합하는 북구에서는 손상용 후보가 지난달 30일 개인 SNS를 통해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손 후보는 "박민식 지역위원장의 '밀어주기식 공천'으로 경선조차 참여하지 못했다"며 "무소속 출마의 명분이 충분하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국힘 북구지역 당협위원인 박민식 전 의원이 지역을 버리고 분당갑 재보선 출마에 나서면서 지역민의 큰 반발을 산 상황이어서 인지도가 높은 손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역정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무소속 오규석 현 기장군수가 3선 연임 제한으로 나설 수 없는 기장군 지역은 14명의 예비후보들이 등록하며 뜨거운 경쟁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5명의 후보가 등록돼 혼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힘에서 정종복 후보가, 민주당에서 우성빈 후보가 나선다.
국힘 공천과정에서 김정우·심헌우 후보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고, 신대겸 후보도 현재 무소속 후보로 등록한 상황이다.
반대로 수영구에서는 민주당은 박병염 민주평통 수영구협의회장을 단수 공천했고 이에 반발한 곽동혁 전 시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외에도 부산에서는 탈당과 관계없이 박한재(동구), 장운영(북구), 유승우(서구)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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