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금천구 도시재생 사업 담합…공정위, 건축사무소 2곳 적발

기사등록 2022/05/09 12:00:00 최종수정 2022/05/09 13:44:43

어울림엔지니어링·어반플레이스 등 과징금

2018년 입찰서 낙찰 예정자 정해두고 참여

단독입찰로 인한 유찰 막기 위해 들러리 세워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서울시 금천구와 경기 성남시가 발주한 도시재생계획 사업 입찰에서 건축사사무소 2곳이 담합해 계약을 따내는 등 이득을 취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업체인 어울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어반플레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00만원을 부과한다고 9일 밝혔다.

이 두 업체는 서울 금천구와 경기 성남시가 지난 2018년 10월과 11월 각각 발주한 '도시재생계획 수립 용역 입찰'에서 어울림엔지니어링을 낙찰 예정자로 사전에 합의하고 입찰에 참여했다.

도시재생계획은 인구 감소와 주거 환경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기 위해 수립하는 계획이다.

당시 서울 금천구는 '금하마을 도시재생뉴딜사업(우리 동네살리기) 실행 계획'을, 경기 성남시는 '성남시 도시재생전략계획 변경 및 은행2·수진2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먼저 서울 금천구 입찰에서 어울림엔지니어링은 단독 응찰로 인한 유찰을 방지하고자 어반플레이스에 들러리로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금하마을 도시정비사업'을 수행했기 때문에 단독 응찰만 피하면 사업 수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입찰 참가 제안서와 발표 자료를 대신 작성했고, 어반플레이스는 이를 그대로 제출했다.

하지만 입찰 결과 다른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들은 낙찰 받지 못했다.

경기 성남시 사업의 경우 최초 공고에서 어울림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참가해 유찰된 이후 재공고된 입찰이다. 만약 재입찰도 단독 응찰로 마감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다수 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어반플레이스는 금천구 건과 비슷한 방식으로 재공고 입찰에 참여했고, 이번에는 사전에 합의한대로 어울림엔지니어링이 낙찰을 받았다. 이 사업 예산액의 100%인 6억4499만원의 금액으로 투찰해 최종 6억2000만원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양사는 입찰 이전부터 개인적인 친분으로 공동수급체(컨소시엄)를 형성해 입찰에 참가하는 등 협력 관계에 있었다"며 "이런 관계에서 어반플레이스는 어울림엔지니어링의 들러리 참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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