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고심 끝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오는 6월1일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결정하면서 차기 당권과 대권을 모두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안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의 대결을 피하게 됐다.

그러나 분당갑 공천 확정까지 당내에 잡음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안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원하는 반면 이준석 대표는 '경선 원칙'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앞서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들과의 공천 갈등을 시작으로 예비 당청, 막 합당을 끝낸 국민의힘-국민의당 출신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전날 오후 '국민의힘 경기도 지역정책과제 대국민보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분당갑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간 출마설이 나올 때마다 인수위에 집중하겠다고 했던 안 위원장이 직접 출마 의사를 밝힌 건 이날이 처음이다.

안 위원장의 출마 결심에는 측근들의 제안과 윤 당선인 측을 비롯한 당 내부의 권유가 작용했다.

안 위원장 측근들은 출마설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당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위해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혀왔다. 안 위원장도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해야만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보고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출마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되는 경기도에 김 후보와 안 위원장이 함께 출마해 흥행을 이끌면 선거에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윤 당선인이 공동정부 구성에 이르지 못했지만 안 위원장의 원내 입성을 도와 당청 차원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안 위원장은 전날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만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개혁할 수 있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켜서 경기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조가 잘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2차전으로 예상됐던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의 분당갑 승부는 이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결정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두 대선 주자의 출마 지역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 민심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전망된다.

안 위원장 측근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의 단일화 결단, 인수위 성과 등을 거론하며 분당갑에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전략공천은 애초에 이 동네는 신청받은 사람 중 뛰어난 사람이 없어 새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전략공천 가능성을 아예 배제했다. 이 대표가 앞서 천명했던 '경선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전략공천 요구와 경선 원칙이 맞물리면서 안 위원장 공천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우선 공천 신청을 마친 윤 당선인 특보인 박민식 전 의원을 비롯해 장영하 전 판사, 정동희 전 서울시장 후보 등 예비후보 3명이 전략공천을 반대할 공산이 크다. 경선에서 안 위원장이 뽑히더라도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며 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국민의힘-국민의당 출신 간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전략공천 요구를 무시한 채 경선을 진행할 경우 안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공천 경선으로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진통 끝에 합당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다시 남남으로 갈라지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이 대표는 "다른 후보들과 놓고 경선을 치러볼 필요도 없을 경우 단수공천한다"고 설명한 뒤 안 위원장이 월등하다고 평가되면 단수공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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