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비용도 횟수 부담…정부, 노선 증편과 규제 해제 필요"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해외여행객의 경우 접종완료자는 사전 PCR, 1일차 PCR, 6∼7일 신속항원검사(RAT) 등 세 차례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해외여행객은 국내에 입국하기 48시간 전 해외 현지에서 PCR 검사를 받고, 비행기를 탈 때 항공사에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입국한 후 보건소에서 PCR검사를 또 받아야 한다.
특히 비용이 가장 큰 부담이다. 우리나라는 영문음성확인서 발급 비용을 포함해 약 10만~18만원이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PCR검사비용은 회당 12만원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출국 전 PCR검사를 받으려면 1인당 100~200달러, 원화로 12만원에서 25만원의 비용이 든다. 4인 가족이 해외여행을 다녀올 경우 입국 직전 PCR 검사비로 약 100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그나마 입국 후 국내 보건소에서 받는 PCR 비용은 무료지만 대기시간이 길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은 해외 입국자에게 PCR 검사나 자가격리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6월부터 사전 PCR, 1일 차 PCR 등 두 차례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완화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이다. 항공·관광업계는 PCR 검사를 폐지하거나 신속항원검사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장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해외 입국자들에게 요구되는 PCR 음성확인서 제출 시행이 효과적인 방역 정책인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사장은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24차 관광산업위원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걸림돌 자체는 다른 국가는 완화하고 있는 PCR 테스트”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이 들어올 때도,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할 때도 PCR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만약 출국했다가 PCR이 양성이면 들어오지 못하는 리스크가 있다.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위험감수)을 하기 싫기 때문에 안 나가게 된다. 효과적인 방역 정책이냐를 다시 한번 리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시아처럼 규제를 심하게 했던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조차도 규제를 다 없애고 있다”며 “항원검사는 신속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그것으로 대체하는 방식도 있다”고 했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본부장도 "여러 국가가 출입국 절차를 정상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PCR 음성확인서 요구 등 규제가 엄격해 비용 부담과 출입국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PCR 음성 확인 절차를 폐지하고 백신 미접종 소아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관광산업을 지탱하는 생태계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 사장은 "관광업이 초토화돼 종업원 신규 채용이 사라진지가 3년"이라며 "관광학 등을 전공하는 관련 학교가 100여개가 넘는다. 졸업생들의 진로도 막히고 있다. 관광업과 연계된 소상공인들, 호텔, 여행, 면세점, 항공업도 위기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도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휴양지로 나가기를 원한다"며 "한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의무화한 것은 '난센스'(Nonsense)"라고 지적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PCR 검사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입국 전 사전 PCR 검사는 국내 검사 역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며 "항원검사에 비해 PCR 검사는 굉장히 정확도가 높기 때문에 당분간 해외유입 차단을 위해서 유지할 그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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