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충·잼민이…혐오 용어 없애야"
"노키즈존…방정환 선생 반응 궁금해"
어린이날 무료입장에 외국아동 금지
"어린이날 축하에 구별 있어선 안 돼"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올해로 100번째를 맞은 어린이날 교육계에서는 아동에 대한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시민단체와 교원단체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주장을 전했다.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을 비롯한 7개 시민단체는 전날인 4일 오전 국회 앞에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어린이 차별철폐의 날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급식(충), 잼민이, ~린이 등 아동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는 추세"라며 "특히 발달장애아동, 난민아동, 빈민아동 등 다양한 정체성과 다양한 처지에 놓인 아동들은 출입을 금지당하거나 혐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는 복합차별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식당 등에서 일정 연령 이하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을 두고 "아동에 대한 배제뿐 아니라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에 대한 배제로 작용한다"며 "(어린이날 제정) 100년이 지난 지금 방정환 선생이 노키즈존을 본다면 뭐라고 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들도 아동에 대한 차별 문제를 꼬집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달 28일 "어린이날 축하에 그 어떤 구별과 배제,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어린이날 기념 무료입장' 행사에 외국인 어린이는 제외시켰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문구가 국가 기관에 의해 버젓이 공식 홍보물에 등장했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 앞에서 외국인 어린이와 한국인 어린이가 구별되지 않듯이, 우리 사회가 내일과 미래를 축하하는 어린이날의 대상에 국적과 피부색, 문화 환경 그 어느 것도 구별의 징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들 또한 우리 사회 속 차별을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초4~6학년 18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교조가 4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를 묻는 문항에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답변이 245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통령이 되면 우리 사회 차별을 없애고 싶다고 응답한 아이들은 "모든 사람이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게 해주는 것", "노키즈 구역을 없애고 어린이들이 재미있어 할 수 있는 시설,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 등 구체적 차별 완화 방안도 제시했다.
전교조는 1923년 발표된 어린이 선언문 속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보아 주시오'라는 구절을 인용한 뒤 "이 내용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차이를 차별하지 않는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장돼야 하는 때"라고 밝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1923년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든 이후 100년 동안 대한민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아이들 인권도 대폭 개선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가난한 집 어린이는 식사를 제대로 못 해 결식아동이 되기도 하고, 장애아동인 경우는 더욱 상황이 열악하며, 외국인 아동에 대해서는 차별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어린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니까 모든 어린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특히 그늘진 곳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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