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상권 지각변동…명동·동대문 지고, 용산 뜨고

기사등록 2022/05/05 06:30:00 최종수정 2022/05/05 06:53:51

외국인 관광객 급감하자 명동·소공동 등 타격

재택근무에 가전제품 소비로 용산 매출 늘어

[서울=뉴시스]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모습.  곳곳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고 여전히 유동인구가 적어 한산한 모습이다. 2022.04.28. kangse@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코로나 발생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고 내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서울 내 주요 상권별 매출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명동과 동대문 상권은 큰 타격을 받은 반면 재택근무 여파로 전자기기 보복소비가 늘어난 용산은 오히려 살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동 상가 공실률은 42.1%(소규모 상가 기준)를 기록했다. 전체 상가 중 절반 가량이 비어있는 셈이다.

명동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코로나 국면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명동 거리는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다. 좁은 골목 상권뿐 명동역 6번 출구에서 명동예술극장까지 이어지는 메인 거리에도 '임대문의' 안내문이 넘쳐난다.
 
명동에서 양말 노점상을 하는 A씨는 "코로나 때문에 명동 상권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30년, 50년 넘는 노포들도 문을 닫았고 버틴 가게들이 많지 않다. 1년 넘게 공실인 점포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달 29일 펴낸 '코로나19가 서울시 상권 매출변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중구 명동 상권 매출액은 지난 2019년에는 전체 행정동 중 14위였지만 2020년에는 20위권 밖으로 사라졌다.

먹거리를 파는 B씨는 "명동은 비행기가 떠야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며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안들어오면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27일 명동 거리에 다시 생겨난 노점상들과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2022.04.27.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남대문로를 사이에 두고 명동 반대편에 있는 중구 소공동 역시 매출액이 2019년 2조2500억원에서 2020년 1조98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패션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중구 광희동 매출액도 2019년 1조6500억원에서 1조44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용산구 한강로동 상권 매출액의 경우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1조6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2019년 2조5100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4조2000억원으로 뛰었다. 용산 한강로동은 전자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코로나로 인해 직장인들의 근무형태가 재택 등 비대면 형태로 바뀌면서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용산전자상가 일대는 코로나 특수로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의 이유로 가전제품과 컴퓨터 등을 구매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동작구 노량진동과 송파구 가락동도 매출이 늘어났다. 노량진동은 2019년 매출액이 1조600억원으로 전체 행정동 중 10위였으나 2020년에는 1조4600억원으로 늘어나 6위를 차지했다.

가락동도 2019년에는 매출액 순위가 20위권 밖이었으나 2020년에는 1조3100억원으로 9위로 껑충 뛰었다. 연구진은 "외식 대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식재료 수요가 식료품, 과일, 축산, 수산물 등의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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