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경찰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검찰 주장과 관련해 4일 "권한을 나눠 갖는 것으로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은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역사와 제도를 보면 검찰에게 수사권이 박탈된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영장청구권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영장주의의 본질은 법관 판단이다"며 "기본권 편에 표현된 영장청구권이 검찰에 수사권을 주겠다는 것이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건수완박법이 시행되더라도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팀장은 "기존 형사소송법과 전날 의결된 형사소송법에서 보완수사 요구의 변화는 없다"며 "혐의가 있어서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전혀 달라진 것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검찰의 시정조치 요구로 송치된 사건은 하나도 없었고, 체포구속 감찰로 송치된 사건은 한 건도 없어서 실무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며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혐의를 넓혀서 수사하는 것은 많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박탈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피해자가 있는 범죄라면 이의신청이 가능하다"며 "다만 피해자가 없는 범죄들에 대해선 이의신청이 곤란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소·고발인의 이의제기가 제한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지난해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고소·고발인이 이의제기해 검찰이 기소한 비율은 0.14%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팀장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수사권 남용 우려 대해선 "(법 시행 이후에도) 경찰 수사는 100％ 검사 통제를 받는다"며 "사법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입법 취지고, 경찰도 당연히 통제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기일이 늘어났다는 점과 수사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이에 경찰청은 조만간 TF를 구성해 해당 문제점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지난 2020년 1800여명의 수사인력 증원을 요구했지만 560명만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사권 조정 첫해인 지난해에도 2700명 증원 요구에 440명만 늘어났다.

이 팀장은 "수사권 조정으로 업무부담이 많아졌고, 인력과 인프라에 대해선 저희도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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