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수석 체제에서 '과학교육수석' 신설안 끝내 불발
"과학기술 국정운영 중심에 둔다는 윤 약속에 크게 못 미쳐"
"현 체제로는 각종 경제현안에 과학기술정책 뒷전으로 밀릴 우려"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결국 선거철 캐치프레이즈였나."
지난 1일 차기 윤석열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 인선 발표에서 '과학수석 비서관' 자리가 제외되면서 과학기술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새 정부 거버넌스 체계에 '과학기술 중심국가'라는 철학이 적극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과학기술부총리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대통령실 수석 자리까지 불발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 인선을 앞두고 과학기술계와 ICT(정보통신기술) 협단체가 이구동성으로 '과학기술수석' 신설을 요구한 바 있다. 대통령을 보좌해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관련 수석비서관'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요구였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윤석열 당선인에게 '과학교육수석' 신설할 것을 간곡히 건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선인측은 "추후 과학기술쪽 수석이 필요하다는 국민 요구가 많아지면 수석 신설을 고려하겠다"고 여지를 남겼고, 안 위원장도 "윤석열 당선인에게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새정부 초기 경제수석 산하 과학비서관 형태로 제한적으로 운영에 그칠 전망이다. 이 경우 아무래도 두단계에 걸쳐 간접적으로 정책현안을 소통해야 해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수석급에 비해 추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과학기술수석뿐 아니라 안 위원장이 공약으로 내건 과기부총리제 신설 방안은 아예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과기계 원로는 "과기부총리에 이어 과학수석지 신설까지 불발되면 과학기술 정책이 제대로된 동력을 가지고 추진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부동산, 코로나19 팬데믹 정상화, 물가안정 등 산적한 현안으로 인해 과학기술 정책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과기수석'과 '과기부총리' 직을 만드는 것보다 새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과학기술계와 ICT업계가 명확한 과학기술 정책 비전과 실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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