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원화마켓 거래소 고팍스 수수료 무료 이벤트
코인 관련 금융상품 '씨파이' 운영…주요 거래소 중 유일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고팍스가 오는 28일부터 원화마켓을 재개한다. 고팍스는 반년 만에 원화마켓을 다시 열면서 수수료 전면 무료를 내세웠다. 이달 코빗이 메이커 주문에 한해 수수료 무료화를 공지한 후 두 번째 사례다.
2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28일 오후 2시30분부터 완화마켓을 재개와 동시에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한다. 이벤트 종료 기간은 따로 정해두지 않았다. 원화마켓 서비스 시작 후 추후 공지를 통해 수수료 이벤트 종료 기간을 공지할 예정이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해 9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실명계좌를 획득하지 못해 원화마켓을 중단하고 비트코인(BTC) 마켓만 운영했다. 같은 해 10월부터는 비트코인 마켓의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이번 원화마켓 재개에 앞서 고팍스를 이용한 고객들에게 감사 차원에서 원화마켓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종료기간은 따로 정해두지 않았으나, 추후 내부 논의를 거쳐 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전면 인하 '고팍스'가 처음…얼마나 지속되냐가 관건
코인거래소의 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지난 20일 코빗이 '메이커 인센티브'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코빗은 메이커 주문 시 거래 수수료 무료에 이에 거래금액의 0.05%를 원화 포인트로 돌려주는 메이커 인센티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메이커 주문뿐 아니라 테이커 주문에서도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시도한 건 고팍스가 처음이다. 물론 원화마켓 오픈 기념 이벤트로 시작한 만큼 일회성에 그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앞선 두나무의 사례를 고려한다면 고팍스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장기간 유지될 수도 있다.
두나무는 지난 2017년 10월 업비트를 론칭하며 오픈 기념 이벤트로 0.05%의 수수료율을 5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애초 업비트에서 정한 기본 수수료율은 0.139%다. 업비트 관계자는 "오픈 기념 이벤트로 거래 수수료율을 0.05%로 업비트 오픈베타를 시작했다"며 "애초 정한 수수료보다 반 이상 저렴한 수수료율이었으나 이용 고객이 워낙 많아 오픈 기념 수수료 이벤트를 종료하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로(0) 수수료에 익숙한 국내 투자자…고팍스, 수수료 이벤트 영향 클 것
이날 기준 국내 주요 코인 거래소의 평균 수수료율은 0.175%로 국내 4대 증권사의 주식 평균 수수료율(0.04%)보다 4배 이상 높다. 동종 업계인 해외 코인 거래소와 비교해도 국내 코인 거래소들의 수수료는 높은 편이다. 바이낸스, FTX, 후오비글로벌의 평균 거래 수수료율은 0.078%로 국내 코인 거래소들의 절반도 안 된다.
거래소별 테이커(시장가) 주문 수수료율은 업비트 0.05%, 빗썸 0.25%, 코인원 0.2%, 코빗 0.2% 등이다. 고팍스가 원화마켓을 오픈하면 국내 코인 거래소의 평균 거래 수수료율은 0.175%에서 0.14%로 낮아진다. 그야말로 고팍스 효과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인해 이미 예전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내는 수수료율 0.004%에 대한 금액만 지불하면 된다.
이를 고려하면 그간 국내 코인 거래소들의 수수료 체계는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비합리적인 정책이었다. 따라서 고팍스가 수수료 무료로 원화마켓에 진출하게 될 경우 그간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순으로 굳어졌던 코인 거래소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고팍스에서는 4대 거래소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씨파이(CeFi·중앙화금융) 서비스인 '고파이'를 운영하고 있기에 수수료 무료 이벤트와의 시너지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씨파이 서비스는 가상자산을 거래소에 일정 기간 예치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이자를 받는 투자 상품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A씨는 "그간 코인거래소가 거래 수수료를 수익을 얻는 구조여서 선뜻 수수료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이 없었는데, 코빗에 이어 고팍스가 수수료 무료에 나서면서 비교적 높은 수수료를 받는 다른 거래소들이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주 수익원인 만큼 전면 무료화나, 큰 폭의 할인을 제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를 계기로 수수료 할인에 대한 논의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