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女의원, 존슨 총리와 토론중 다리 꼬아
英매체, 익명의 보수당 의원 주장 여과없이 보도
존슨 총리 "여성 혐오…발언자 밝혀지면 징계"
하원의장, 편집장 소환…정파 떠나 해당 보도 비판
메일 온 선데이는 24일(현지시간) 익명의 한 보수당 의원을 인용해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여성 부대표인 앤절라 레이너가 맞은 편에 앉은 보리스 존슨 총리의 주의를 흩트리려고 다리를 꼬았다가 풀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발언자가 확인되면 징계하겠다고 밝혔고,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은 해당 보도를 한 신문 편집장을 소환했다.
문제의 보수당 의원은 레이너 부대표를 영화 '원초적 본능'에 나오는 샤론 스톤에 빗대며 "레이너 부대표가 옥스퍼드대에서 토론 훈련받은 존슨 총리를 이기기는 어렵겠지만, 자신에게 다른 기술이 있음은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는 지난 2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레이너 부대표와 거의 모든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의견이 다르지만 그를 의회 의원으로 존중하며, 그를 향해 익명으로 내뱉은 여성 혐오를 개탄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어 25일에는 기자들에게 "발언자가 밝혀지면 징계하겠다. 이는 가장 끔찍한 성차별적인 발언"이라며 "레이너 부대표와 즉시 연락하고 우호적인 교류를 했다"고 말했다.
호일 하원의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사실무근이고, 여성 혐오적이며, 공격적인 주장"이라며 오는 27일 메일 온 선데이의 편집장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레이너 부대표는 "정치권 여성들은 매일 여성혐오와 성차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번 보도 역시 그런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보수당 여성 의원들을 포함해 많은 정치인이 레이너 부대표를 지지하고 있다고 BBC는 25일 보도했다.
특히 레이철 리브스 노동당 의원은 BBC 인터뷰에서 "이는 풍토병과 다름이 없다"며 "존슨 총리는 트위터에 글만 적을 것이 아니라 당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노키스 보수당 의원도 "모든 정당의 여성 의원들이 '비열한 기사'를 접한다"고 비판했다.
메일 온 선데이는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해당 발언을 한 보수당 의원을 공개할지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B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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