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초기 무기 지원 신중한 접근은 비판 받기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한 가운데 오스틴 장관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미 관리들이 평가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명의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오스틴 장관이 막후 조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일 전인 지난 2월18일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통화했다.
오스틴 장관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긴장 완화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를 포위하고 있는 러시아군의 철군 및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러시아 국방장관은 당시 폴란드를 방문하던 오스틴 장관에게 우크라이나 북부와 동부에 러시아군을 증파하는 것은 단지 일상적인 군사 훈련을 위한 것이라고 설득해 왔다. 오스틴 장관은 그러나 나토 회원국들에게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지는 못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를 확신했다.
그는 "나는 얼마 전까지 군인이었다. 이러한 종류의 것들을 아무런 이유 없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 관리들은 오스틴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앞두고 러시아에 경고하고 나토에 대비하기 위해 취한 수많은 행동들 중 하나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오스틴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그가 공개적으로 화려하거나 과시하지 않기 때문에 행정부에서 역동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에게 있는 그대로의 조언을 제공하며 매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도 출동이 있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했다.
반면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은 점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았다.
하원 군사위원회의 퇴역 군인인 미하엘 왈츠 의원은 러시아의 공격에 대한 대응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확실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지만 종종 너무 적거나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WP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한 이후 오스틴 장관이 위기 관리 마인드셋 체계를 채택하게 됐는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전했다.
일반적으로 국방부는 오전, 오후 회의를 열어 출구 전략을 논의하는데,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자 위기 관리 대책 회의를 재개했다. 정기적인 회의 외에도 국방부 지하에서 주말 아침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은 "이것이 즉시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우크라이나 초기에 이러한 절차를 완전히 새로 구축해야 했다면 더 느렸을 것이다"고 돌아봤다.
최근 슬로바키아가 우크라이나에 구 소련제 S-300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중재하고 조정한 것도 오스틴 장관이다.
그는 슬로바키아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 대신 슬로바키아에는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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